넷플릭스는 정말 극장을 망하게 할까?

날짜: 12월 20, 2018 에디터: 혜란

이미지: 넷플릭스

넷플릭스를 비롯한 스트리밍 서비스는 최근 몇 년간 구독자가 폭발적으로 증가하며 바탕으로 엔터테인먼트와 미디어 산업의 판을 새롭게 짤만큼 강력한 파워를 얻었다. 스트리밍 서비스를 강력히 경계하는 움직임도 커졌는데, 특히 관객과 수익이 날이 갈수록 줄어드는 극장 산업은 스트리밍 서비스를 향한 비판의 칼날을 거두지 않는다. 이들은 극장 산업이 위기를 맞은 건 디지털 미디어의 발전, 특히 정기결제 VOD(이하 SVOD) 시장이 커졌기 때문이라고 주장한다. 과연 이들의 주장이 사실일까? 스트리밍 서비스가 부상하며 극장 산업이 위기를 맞았을까?

 

그 답을 찾기 위해서 최근 발표된 2건의 연구조사 결과를 주목할 필요가 있다. 리서치회사 EY는 최근 극장 관객의 관람 횟수와 스트리밍 서비스 이용자의 이용 시간의 관계를 조사했다. 결론부터 말하면 스트리밍 서비스를 더 활발히 이용하는 사람들은 극장에 더 많이 가는 사람들이다. 스트리밍 서비스가 극장 관객을 빼앗고 박스오피스 수입을 감소시킨다는 ‘통설’을 반박하는 결과다.

 

EY는 2017년 1년 간 극장에서 영화를 최소 1번은 본 사람 중 일주일에 최소 1시간 이상 스트리밍 서비스를 이용한 사람을 일명 ‘이중 소비자’로 분류했다. 설문 대상자 2,500명 중 이중 소비자 1,418명의 소비 패턴을 분석해 보니, 극장 관람 횟수가 1년에 5번 이하인 사람은 일주일에 4~7시간 정도 스트리밍 서비스를 사용하는 경우가 많았다. 반면 극장 관람이 1년에 9회 이상인 사람은 스트리밍 서비스 이용 시간이 많으며, 15시간 이상 이용하는 사람도 33%나 기록했다. 반면 한 해 동안 극장에 한 번도 가지 않은 사람들 중 온라인 스트리밍 서비스를 사용하지 않았다는 응답도 48%를 기록, 스트리밍 서비스가 극장 이용의 대체제는 아니라는 점이 드러났다.

 

인종, 민족별로 분석할 경우 백인 이중 소비자의 소비 경향은 더 뚜렷하고 아시아계는 다소 덜하지만 차이는 크지 않았다. 또한 연령별로 응답자를 나눠도 18~39세 응답자에서 다소 덜할 뿐 전체적인 경향은 비슷했다. 이중 소비자 전체를 극장 관람 횟수와 스트리밍 이용 시간을 기준으로 4개 집단으로 나누어 분석했을 때 모바일 인터넷, 가정 인터넷 보급률이 평균보다 낮은 경우 스트리밍 이용 시간이 낮으며, 인종 및 민족이나 성별, 결혼 여부 등 인구통계학적 요인은 그만큼 큰 영향을 미치지 않는 것으로 드러났다.

 

이를 보면 극장과 스트리밍 서비스는 서로가 서로의 자리를 뺏는 포식적 관계가 아니다. 콘텐츠 소비자에 있어서 극장과 스트리밍은 어떤 플랫폼이든 원하는 콘텐츠를 보기 위한 선택지 중 하나다. 애초에 콘텐츠에 돈을 쓰는 사람은 어떤 플랫폼에든 돈을 쓰고, 그렇지 않은 사람은 돈을 쓰지 않기 때문에, 오히려 서로를 대체하는 관계로 볼 수도 있다.

 

“콘텐츠에 돈을 쓰는 사람들”이 극장이 아닌 스트리밍 서비스를 선택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앰퍼러 애널리시스의 연구조사는 이에 대한 인사이트를 제공한다. 연구는 2019년 전 세계 OTT (Over-the-top) 서비스 수익은 약 460억 달러, 극장 수익은 약 400억 달러로 OTT 서비스 수익이 극장 수익을 넘을 것이라 예측했다. 미국에서는 이미 OTT 서비스가 극장보다 돈을 많이 벌어들였다. 영국과 중국도 향후 1~2년 내에 극장보다 스트리밍 서비스가 더 많이 벌어들일 것으로 보인다.

 

앰퍼러 애널리시스는 EY와 마찬가지로 극장 관람 횟수가 많을수록 SVOD 서비스를 많이 이용하는 편이라 분석했다. 스트리밍 서비스가 극장 관객 감소에 큰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면, 무엇이 극장 관람을 꺼리게 만들까? 연구는 그 답을 관람료에서 찾는다. 당연한 말이지만 영화 관람료가 높으면 관객 수는 점점 줄고, 관람료가 낮으면 이용률은 높아진다. 1편 관람 당 평균 2.5 달러 정도인 멕시코의 평균 극장 관람 횟수는 1년에 3.3회로 조사 대상 15개 국가 중 가장 높았다. 반면 관람 횟수가 1회 미만인 스칸디나비아 지역은 영화 관람료가 평균 13달러다. 관람 횟수가 가장 적은 일본과 독일은 영화 1편 관람료가 SVOD 1달 구독료의 2배와 1.5배 수준이다.

 

연구의 결론대로, 극장은 결국 스트리밍 서비스처럼 콘텐츠를 쉽게 볼 수 있는 곳이기보단 큰 스크린에서 영화를 보는 ‘경험’을 판매하는 공간으로 변모해야 하고, 이미 그렇게 되고 있다. 그러면 질문은 하나만 남는다. 과연 ‘경험’과 함께 판매할 만한 영화는 어떤 것일까? 어떤 영화가 비싼 티켓을 사기 위해 지갑을 기꺼이 열 만큼 만족스러운 경험을 제공할 것인가? 그에 대한 논의는 아직 진행 중이다.

 

출처: EY (via Variety) / Ampere Analysis (via Digital TV Europ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