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야식당 도쿄 스토리, 내게도 필요한 그곳

날짜: 1월 6, 2017 에디터: 에그테일

 

어둠이 짙게 깔린 퇴근길. 삼삼오오 모여 어디론가 향하는 사람들 사이를 걷고 있노라면 발걸음은 한없이 무겁게만 느껴진다. 곧장 집으로 돌아가기엔 이리저리 고단했던 하루의 잔재를 털어버리고 싶지만, 쉬이 누군가 불러내기도 시끌벅적한 틈바구니에 덩그러니 앉아있기도 버겁다. 그런 날 혼자라도 편하게 들릴 수 있는 곳이 있었으면 바랬던 적이 있다. 심야식당은 혼자가 불편하게 느껴지지만 그렇다고 아무나 붙잡고 앉아있기는 싫은, 그런 하루의 마지막에 들르고 싶은 곳이다.

 

 

 

그곳을 방문한 이들이 마스터라고 부르는 남자. 그의 하루는 길다. 대개는 잠들기 시작할 밤 12시부터 본격적인 일과가 시작되는 그는 밤을 잊은 사람들에게 늦은 밤 내도록 따뜻한 요리와 공간을 내어주고, 한낮에는 다시 찾아올 밤을 위해 장을 보기도 하고 소박한 그의 공간에서 조용히 그만의 시간을 갖는다. 그리고 뉘엿뉘엿 해가 질 무렵이면 심야식당은 낮보다 밤이 더 분주한 이들을 위해 밤의 하루를 맞을 준비를 한다.

 

 

 

심야식당에는 일반적인 사회 통념이 가르는 사람과 사람 사이의 구분이 없다. 마스터가 내놓는 요리 하나로 회사원, 물리학자, 택시기사, 라디오 DJ, 술집 종업원, 경찰 등 이곳을 찾는 다양한 직업군의 사람들은  서로에게 한 끼의 이웃이 되어주며 공간의 정서를 공유한다. 서로에게 무심한 바쁜 도심의 일상에서 벗어나 도시의 활기가 잦아드는 시간이 되어서야 비로소 돌보지 못했던 마음의 허기를 채우게 되는 것이다.
주변에서 쉽게 찾을 수 있는 재료로 만든 마스터의 요리는 화려한 모양새는 없지만 고단했던 일상을 내려놓을 곳이 필요한 이들에게 맛 이상의 의미가 있다. 마스터의 요리는 지나온 과거가 되기도 하고, 관계와 관계를 잇는 가교가 되기도 한다. 이는 기교로서 요리를 뽐내기 보다 그 안에 들어간 재료를 골고루 맛볼 수 있는 정직한 요리로 잊고 있던 정서를 환기시키기 때문이다.

 

 

그렇기에 심야식당은 집으로 가는 길 어딘가에 있었으면 하는 바람이 든다. 만든 이의 정성이 느껴지는 정갈한 음식과 그곳을 찾는 사람들과 이어지는 정서를 나눌 수 있는 공간, 지금의 일상에서 심야식당에서 보이는 정서는 마음 깊이 아련한 감정들을 일깨운다.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로 돌아온 심야식당. 도쿄스토리란 부제를 달고 마스터와 그곳을 찾는 사람들의 이야기가 10개의 에피소드로 그려진다. 평범함 속에 녹아든 따뜻함의 정서, 20여 분의 시간 동안 담백하게 펼쳐지는 이야기는 휴식이 필요한 이들에게 편안함을 내어준다. 그래서 다음 스토리도 계속해서 이어지길 바라본다.
에그테일 크리에이터 Jacint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