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명 배우들에게 연기 인생 터닝 포인트가 된 작품

 

유명 배우들에게 연기 인생

터닝 포인트가 된 작품

 

by. Jacinta

 

배우에게 작품 선택은 중요하다. 연기와 외모만으로 할리우드에서 롱런하기 힘든 법이다. 경력을 망가뜨릴 나쁜 시나리오를 피하고 인생작이 될 작품을 골라내는 안목은 필수이다. 흔히들 말하는 인생작은 꼭 주인공이 아니어도 좋다. 이전까지 보여주지 못했던 캐릭터와 연기를 보여줄 수 있는 작품성 있는 시나리오라면 놓치지 않은 것이 중요하다. 한 번의 현명한 선택은 이전의 망가뜨린 경력이나 흐지부지하거나 한정된 이미지를 단숨에 회복시켜줄 뿐 아니라 앞으로의 배우 인생을 변화시킬 수 있다.

좋은 시나리오와 연기 변신으로 오늘의 자리를 지키고 있는 배우와 작품을 소개한다. (미국 영화 매체 테이스트 오브 시네마에 소개한 배우와 작품 참조)

 

 

1. 앤 해서웨이 – 브로크백 마운틴 (2005)

<이미지: Focus Features>

 

국내 팬들에게 유독 더 친근한 배우 앤 해서웨이는 디즈니 코미디 영화 <프린세스 다이어리>로 단숨에 할리우드의 핫한 스타로 부상했다. 속편까지 성공시킨 앤 해서웨이의 다음 고민은 그녀가 원하는 연기를 하는 것이었다. <프린세스 다이어리>로 스타덤에 올랐지만 자칫 한 이미지에 갇혀 그대로 잠시 반짝했다 사라질 수도 있었기에 차기작 선택은 조심스러울 수밖에 없었다.

앤의 차기작은 두 남자 배우의 열연으로 더 유명한 이안 감독의 <브로크백 마운틴>으로 사랑하는 남자에게 상처받고 냉정한 사업가로 변모해가는 루린 역을 소화하며 연기의 폭을 넓히는 데 성공한다. 영화는 뛰어난 작품성과 배우들의 호연으로 평론가들의 찬사를 받으며 아카데미 감독상과 작품상 등을 수상했다. 함께 연기한 배우들 역시 각종 연기상 후보에 올랐지만 이제 막 연기 변신을 꾀한 앤은 부러운 시선으로 지켜봐야 했다. 이후 <악마는 프라다를 입는다>, <비커밍 제인>, <레이첼, 결혼하다> 등 배우로서 인정받기 위해 부단히 노력한 앤은 뮤지컬 영화 <레미제라블>로 아카데미 여우조연상을 수상하기에 이른다.

현재 할리우드를 이끄는 여배우 중 한 명으로 당당하게 자리 잡은 앤 해서웨이는 <오션스> 시리즈 여성 버전 스핀오프 <오션스 에이트>를 비롯해 여러 작품을 준비 중이다.

 

 

2. 크리스찬 베일 – 아메리칸 싸이코 (2000)

<이미지: Lionsgate Films>

 

연기파 배우로 인정받는 크리스찬 베일은 13세 때 스티븐 스필버그 감독의 <태양의 제국>으로 영화계에 입문했다. 아역 배우로 시작한 베일은 <스윙 재즈>, <벨벳 골든마인> 등의 작품에 출연하며 안정적인 연기를 선보였지만 주목을 끌기에는 무언가 부족했다. 연기는 잘했지만 한방이 아쉬운 배우 베일은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가 맡을 뻔했다는 <아메리칸 싸이코>로 제대로 된 한방을 터뜨린다. 모든 것이 완벽하면서도 내재된 비뚤어진 욕망과 강박증을 제어할 수 없는 연쇄살인범 패트릭 베이트만으로 완벽하게 몰입한 연기는 평단의 찬사로 이어졌다.

이후 작품을 위해 아낌없이 살을 빼고 찌우기를 반복하는 연기로 놀라움을 안겨주기 시작한다. 2002년부터 12년까지 <배트맨> 3부작을 맡는 동안 <머시니스트>, <레스큐 던>, <파이터>에 출연하며 보는 순간 눈물이 핑 돌 것 같은 마른 연기를 보여준 것이다. 하지만 몸무게 변화로는 부족했는지 <아메리칸 허슬>에선 잔뜩 찌운 살에 허전한 머리숱을 보여주며 극강의 비주얼 연기를 뽐낸다.

2015년작 <빅쇼트> 이후 개봉 소식이 없는 크리스찬 베일은 <나이트 오브 컵스>에 출연한 인연으로 테렌스 맬릭의 최근작 <송 투 송>에 출연했지만 통편집으로 아쉽게도 볼 수 없게 됐다. 현재 출연 중인 영화는 모두 내년에나 볼 수 있을 예정으로 베일의 연기가 보고 싶다면 9년 만에 재개봉하는 <다크 나이트>로 달래야 할 듯하다.

 

 

3. 나탈리 포트만 – 클로저 (2004)

<이미지: 퍼스트런>

 

잘 자라준 아역배우의 모범 교과서, 나탈리 포트만은 알다시피 1994년 <레옹>으로 세계적인 아역스타로 부상했다. 시작부터 대박을 터뜨린 나탈리의 연기 필모는 당연히 무난하게 이어졌다. 마이클 만 감독의 <히트>, 팀 버튼 감독의 <화성침공>, 프랜차이즈 영화 <스타워즈> 등 거침없는 행보는 놀라웠지만 아역 스타의 이미지를 완전히 버릴 수는 없었다.

연기와 학업, 두 마리 토끼 잡기에 열중이던 나탈리에게 연기 지평을 넓혀준 작품은 바로 줄리아 로버츠, 클리브 오웬, 주드 로와 함께 한 멜로 영화 <클로저>였다. 네 남녀의 복잡 미묘한 관계를 그린 영화에서 스트립 댄서 앨리스 역을 맡아 순수와 관능을 오가는 연기를 선보인 나탈리는 아카데미 후보에 지명되며 아역스타의 이미지에서 벗어나는 데 성공한다. 비록 수상은 놓쳤지만 욕심내지 않고 꾸준히 연기 커리어를 쌓아온 나탈리는 대런 아로노프스키 감독의 <블랙 스완>에서 소름 끼치는 연기로 당당히 아카데미 트로피를 거머쥔데 이어 올해는 재클린 케네디로 완벽 변신한 <재키>로 다시 후보에 올랐다.

<사랑과 어둠의 이야기>로 감독직에 도전하며 바쁜 행보를 이어가고 있는 나탈리 포트만의 차기작은 곧 개봉할 <송 투 송>과 자비에 돌란의 할리우드 진출작 <The Death and Life of John F. Donovan> 등이 있다.

 

 

4. 스티브 카렐 – 폭스 캐처 (2014)

<이미지: 그린나래미디어>

 

스티븐 카렐은 오랜 기간 할리우드에서 코미디언 배우로 활동해왔다. 1991년작 <내 사랑 컬리수>에서 단역으로 데뷔한 뒤 꾸준히 활동해온 카렐이 본격적으로 대중의 관심을 얻기 시작한 건 2000년대 들어서이다. 2005년작 <40살까지 못해본 남자>와 인기 드라마 <오피스>는 코미디언 배우, 스티브 카렐의 대표작으로 꼽힌다. 그러나 오래도록 한 이미지에 갇혀 있는 것은 즐거운 일은 아닐 것이다. 카렐은 서서히 <미스 리틀 선샤인>, <크레이지, 스투피드, 러브> 등의 작품으로 정극 연기에 도전하기 시작한다.

그의 노력이 결실을 맺는 작품은 2014년작 <폭스 캐처>이다. 존 듀폰의 실화를 담은 베넷 밀러 감독의 <폭스 캐처>에서 이전의 모습을 싹 지우고 보기만 해도 섬뜩한 존 듀폰으로 완벽하게 변신한 것이다. 변덕스러운 성격과 예측 불가능한 행동을 일삼는 존 듀폰을 간담 서늘한 연기로 재현한 카렐은 아카데미 후보에 지명되며 마침내 코미디언 배우의 그림자를 지우는 데 성공한다.

이후 연기 행보는 <폭스 캐처> 못지않게 인상적이다. <빅쇼트>에서는 신경질적인 금융인으로, <카페 소사이어티>에서는 뒤늦게 열정적인 사랑에 빠진 중년 남성으로 출연한데 이어 테니스 역사 상 세기의 성대결이 펼쳐졌던 실화를 바탕으로 한 <배틀 오브 더 섹시스>에서 엠마 스톤과 맞대결을 펼친다.

 

 

5. 라이언 고슬링 – 하프 넬슨 (2006)

<이미지: 케이알씨지>

 

라이언 고슬링은 <미키 마우스 클럽>으로 데뷔한 디즈니 아역스타이다. 현재의 할리우드 특급 배우가 되기까지 디즈니 스타 후광은 그리 큰 도움이 되지 않았다. 단역과 조연을 거치며 지금의 자리로 올라온 고슬링의 출세작은 뭐니 뭐니 해도 레이첼 맥아담스와 진한 멜로 연기를 보여준 <노트북>일 것이다. 하지만 배우로서 지평을 넓혀준 작품은 이중적인 캐릭터인 마약중독자 교사 댄을 연기했던 <하프 넬슨>이다. 교육으로 세상을 바꾸고 싶은 꿈을 꾸지만 이상과 현실의 괴리감에 괴로워하며 약물에 빠져드는 연기는 눈빛과 몸짓만으로도 완벽했고 아카데미 후보 지명으로 이어졌다.

표정만으로도 캐릭터를 표현하는데 뛰어난 고슬링은 특정 장르에 머무르지 않고 코미디, 멜로, 액션 등 다양한 장르에 도전하며 연기파 배우로 성장해왔다. 이후 출연작 <블루 발렌타인>, <드라이브>, <크레이지, 스투피드, 러브>, <빅쇼트> 등 제각각 다른 성격의 영화임에도 고슬링의 연기는 전혀 실망스럽지 않다. 다양한 색을 소화할 수 있는 그의 연기는 <라라랜드>로 다시 꽃 피우며 앞으로의 행보에 더욱 큰 기대를 갖게 한다.

그의 차기작은 하반기 개봉 기대작으로 꼽히는 <블레이드 러너: 2049>와 다미엔 차젤레 감독과 두 번째 작업이 될 <퍼스트 맨>이 있다.

 

 

6. 제시카 차스테인 – 제로 다크 서티 (2012)

<이미지: 유니코리아문예투자 / SBS콘텐츠허브>

 

2000년대 중반 TV 영화로 데뷔한 제시카 차스테인이 연기자로 알려지기까지 제법 긴 시간이 걸렸다. 동년배 배우보다 살짝 늦게 할리우드에 입문한 차스테인은 몇 년 간 주로 TV 시리즈와 영화에 출연하며 그럭저럭 연기자 생활을 이어갔지만 그녀의 개성 있는 외모 때문인지 주로 독특한 성격의 캐릭터가 주를 이루었다. 연기 열정 대비 주목받지 못했던 연기자 생활에 서서히 빛이 찾아들기 시작한 것 2010년을 넘기면서이다. 칸 영화제에서 황금종려상을 수상한 테렌스 맬릭 감독의 <트리 오브 라이프>와 아카데미 여우조연상 후보로 지명된 <헬프>는 대중들에게 배우 제시카 차스테인을 각인시키기에 충분했다.

이어 캐서린 비글로우 감독의 <제로 다크 서티>에 출연한 차스테인은 단독 주연으로도 손색없는 중량감을 드러내며 다시 한번 아카데미 후보로 지명된다. 남자 배우들 사이에서 끈질긴 집념으로 완성된 연기는 150여분의 극을 이끌어가기에 충분했다. 배우로서 역량을 인정받은 차스테인은 <마마>, <엘리노어 릭비>, <모스트 바이런트>, <인터스텔라> 등의 작품에서 꾸준히 증명됐으며 최근 개봉작 <미스 슬로운>에서는 그녀만의 도도하고 차가운 매력의 여성 캐릭터를 완성시켰다.

자비에 돌란의 차기작에 출연하는 제시카 차스테인은 처음으로 강한 악역을 선보일 예정으로 최근에는 <엑스맨: 다크 피닉스> 빌런 역에 출연 협상 중이라는 소식이 전해지기도 했다.

 

 

7. 매튜 매커너히 – 머드(2012) / 달라스 바이어스 클럽 (2013)

<이미지: Lionsgate / Focus Features>

 

지금이야 연기파 배우로 불리고 있지만 90년대 매튜 매커너히는 제2의 폴 뉴먼으로 주목받으면서 떠오른 미남 스타였다. 1996년작 <타임 투 킬>의 대성공으로 전 세계적인 유명세를 얻었지만 매커너히의 인기는 오래가지 못했다. <컨택트>와 <아미스타드>, <U-571> 같은 준수한 작품도 있지만 점차 스타 이미지를 갉아먹는 작품에 출연했기 때문이다. 잘못된 작품 선택으로 2000년대를 통으로 말아먹으며 점차 대중의 관심에서 사라져 갔다.

<별 볼 일 없는 배우로 잊힐 것 같던 매커너히의 변화가 나타나기 시작한 건 악몽 같은 2000년대를 지나였다. <링컨 차를 타는 변호사>, <킬러조>, <버니> 연타석 출연을 시작으로 다시 연기자로서 존재감을 보여준 것이다. 소모된 이미지를 되찾기 위한 매커너히의 노력이 빛난 첫 번째 터닝 포인트는 제프 니콜스 감독의 <머드>이다. 사랑하는 여자를 위해 살인자가 된 남자 ‘머드’로 분한 매커너히는 사랑을 믿고 싶은 소년의 안식처가 되어주며 순수하고 뜨거운 감정을 불러온다.

<달라스 바이어스 클럽>은 말이 필요 없는 인생작이다. 아카데미 남우주연상을 안긴 이 작품에서 매커너히는 에이즈에 감염된 인물에 완벽하게 동화되기 위해 20kg 가까이 감량하는 연기 투혼을 펼쳤다. 거기에 체중 감량 이상의 감정연기까지 더해진 매커너히는 이제 연기신이라 불리어도 어색하지 않게 됐다.

이후 두고두고 명작으로 회자될 TV 시리즈 <트루 디텍티브>와 <인터스텔라>에서 진지한 연기를, 애니메이션 <씽>과 <쿠보와 전설의 악기>에서는 목소리 연기를 펼친 데 이어 올해 하반기에는 스티븐 킹의 소설을 각색한 블록버스터 <다크타워>에 악당으로 출연해 이드리스 엘바와 연기 대결을 펼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