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려진 시간, 관객의 마음은 움직였다

날짜: 1월 5, 2017 에디터: Jacinta

 

<신비한 동물사전>이 박스오피스에서 압도적인 강세를 보이고 있고 <가려진 시간>은 해리포터의 투명망토를 쓴 듯 가려졌다. 흥행 보증 수표 강동원 주연의 <가려진 시간>의 손익 분기점은 약 220만 명, 하지만 개봉 일주일이 지난 현재 누적 관객 수는 겨우 40만 명을 넘은 상태다. 어떤 점에서 이 영화는 가려지게 된 것일까.

 

– 줄거리

어머니가 죽은 뒤 수린(신은수)는 새아버지와 함께 화노도로 이사 간다. 하지만 어린 수린에게 새로운 환경에 적응하는 것은 너무나도 벅찬 일이었다. 그런 수린에게 성민(강동원)이라는 마음씨 따듯한 아이가 다가온다. 이들은 둘만의 암호로 서로 간의 추억을 쌓는다. 어느 날, 성민과 수린을 포함한 네 명의 아이들이 공사장 발파 현장을 구경가게 되는데, 수린을 제외한 세 명의 아이가 실종되고 만다. 그리고 얼마 지나지 않아 건장한 청년이 자신이 바로 성민이라며 수린에게 간절히 손을 내민다.

“나, 시간에 갇혀 있었어”

 

 

 

– 동화 같은 연출

내용을 보면 알 수 있듯 이 영화는 동화 같다. 엄태화 감독은 이 동화 같은 이야기를 영화처럼 만들어 내려고 하기보다는 정공법을 선택해 동화 그 자체로 연출한다. 어린 성민이 친구들과 시간에 갇혀 어른이 되기까지의 장면이 그렇다. 마치 무중력 상태에 있는 것처럼 물방울은 공기 중에 떠다니고, 콜라를 푸딩처럼 떠먹는다. 잔소리하는 어른들이 없자 아이들은 패스트푸드 가게에 들어가 햄버거를 마구 먹고, 백화점에서 읽고 싶었던 만화책을 공중에 띄워놓고 마음껏 읽는다. 이들이 성장하는 모습을 보고 있자면 절로 미소가 지어질 정도다. 이처럼 <가려진 시간>은 뻔한 동화 같은 이야기를 관객들의 상상력을 자극하듯 풀어내며 단점을 상쇄 시키는데 성공한다.
이 영화는 또 다른 이유로 관객들의 마음을 움직인다. 성민은 아주 어린 시절 시간 안에 갇혔기 때문에 사칙연산을 하지 못한다. 그래서 시간 안에서 자신이 몇 년 동안 갇혀 있었는지 계산하기 위해 365일을 여러 번 더하는 우스꽝스러운 모습을 보이기도 한다. 또한 시간 밖으로 나와서도 어른 성민은 아이 성민처럼 행동한다. 이렇게 엄태화 감독은 시간 안에 갇혀 있던 때와 바깥으로 나왔을 때 발생할 수 있는 모든 상황을 최대한 활용하며 극을 신선함으로 가득 채운다.

 

 

 

– 성공적인 데뷔, 그러나

아쉬운 점이 있다면 대부분의 상업영화에서 볼 수 있는 뻔한 전개와 복선, 그리고 흥행을 위한 안정적인 전개일 것이다. 하지만 독립영화 [잉투기]로 주목받았던 신예 감독이 <가려진 시간>으로 상업 영화에 성공적인 발 디딤 했다고 봐도 충분할 것 같다.
아쉽게도 <가려진 시간>은 확실히 <신비한 동물사전>의 그늘에 가려졌다. 하지만 적어도 영화 자체만 놓고 본다면 완전히 밀렸다고 보기는 힘들다. 영화를 못 만들어서 가려진 것도, 작품성이 낮은 것도 아닌, 영화 제목처럼 시기를 잘못 잡아 시간에 가려진 것이 아닐까.

>> 영화 정보 확인 가려진 시간

에그테일 크리에이터: 필름에 빠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