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 칼럼] 극찬 세례의 쓰리 빌보드가 욕먹는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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극찬 세례의 쓰리 빌보드가 욕먹는 이유

 

Written by 네이트 존스

Translated by Tomato92

 

*이 글에는 [쓰리 빌보드]의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출처 : 폭스 서치라이트

[문라이트]와 [라라랜드]의 수상 경쟁을 두고 많은 관객들이 설전을 벌인 작년과 달리, 올해 오스카 레이스에서는 그와 같이 피 터지는 싸움을 보는 재미가 없다. 이는 할리우드에서 하비 와인스타인 성폭행 폭로 같은 영화보다 더 영화 같은 사건들이 연이어 터졌기 때문이다. 또한 여러 시상식들을 사회적 진보에 따른 국민 투표의 일환으로 본 영향도 크다. 올해 시상식에 후보로 오른 영화들 중에는 작품상을 받아 마땅한 작품들이 꽤 있다. [겟 아웃]은 수없이 많은 진보주의 성향의 드라마들보다 미국의 인종차별을 더 명확하게 보여줬고, 그레타 거윅의 [레이디 버드]는 모녀간의 갈등을 섬세한 터치로 그렸다. 아름다운 러브스토리를 담은 [콜 미 바이 유어 네임]은 E! 뉴스 레드카펫 진행자가 말했듯, 동성애자의 관계를 이성애자의 관계만큼 현실적으로 담을 수 있다는 걸 증명했다.

 

골든 글로브에서 ‘타임즈 업’ 캠페인, ‘오프라의 명연설’과 같은 일이 벌어지는 동안 당신이 눈치채지 못했을 일이 또 발생했다. 그것은 바로 이 시상식에서 총 4관왕을 한 마틴 맥도나 감독의 [쓰리 빌보드]가 오스카 수상 유력 후보가 됐을 뿐만 아니라, 작년의 [라라랜드]와 같이 작품의 화려한 수상 이력이 미국에 만연한 다양한 병폐를 고스란히 입증했다는 점이다.

 

지난 9월에 열린 토론토 영화제에서 첫 상영된 [쓰리 빌보드]의 보도자료를 읽으며 이런 일이 벌어질 거라고 예상한 사람은 없을 것이다. 영화제 당시 이 영화는 현재의 정치적 분열 양상에서 우측에 기울어졌으며, 비평가들은 프랜시스 맥도먼드의 밀드레드 헤이즈를 트럼프가 말했던 ‘버릇없는 여자들’의 지도자로 지칭했다. (버라이어티의 오웬 글레이버만은 그녀의 캐릭터를 ‘깨어있고, 강렬하며, 창피함이나 거리낌 없고, 부당한 권력에 진실로 응수하는 복수심에 가득 찬 여성이다’라고 말했다.) 이 영화는 토론토 영화제 최고상을 받고, 맥도먼드는 여우주연상 유력 후보로 거론됐지만 오스카 트로피를 쥐고 싶어 하는 여느 영화들과는 다른 양상을 보였다. 조금 더 신랄하고, 날 것 느낌이 강하며, 다른 사람들의 환대에는 별 관심이 없었다는 뜻이다.

 

출처 : 폭스 서치라이트

영화는 작년 11월에 대체적으로 긍정적인 평가를 받으며 개봉했다. 하지만 이때, 지난 토론토 영화제에서는 좀처럼 보기 힘들었던 ‘인종에 대한 맹점’에 관한 평들이 서서히 머리를 내밀기 시작했다. 영화의 후반부는 과거 인종차별적 폭력 전과가 있는 답 없는 경찰 딕슨(샘 록웰)이 교화 과정을 밟는 장면으로 구성되어 있다. ‘딕슨’ 역은 록웰에게 많은 남우조연상 트로피를 쥐여주는 동시에 교묘한 속임수로 일부 관객들에게 착오를 불러일으켰다. 맥도나 감독은 딕슨이 과거 고문했던 흑인을 영화에 등장시키지 않음으로써 딕슨의 과거를 완전히 추상적으로만 다뤘다. 딕슨은 영화에서 끔찍한 일을 저지르지만, 그로 인해 고통받을 만큼 받았다고 생각한 건지 그의 피해자는 그를 쉽게 용서한다. 그리고 최근 카일 뷰캐넌이 글로 썻듯이, 영화에 나오는 다른 흑인 캐릭터들은 모두 ‘마음씨 착한 호구들’로 그려진다.

 

NPR의 진 뎀비는 토론토 영화제에서의 열광적인 반응을 ‘백인 중심적인 비평 굳히기’라고 지적하며 [쓰리 빌보드]에 대한 다음과 같은 부정적인 목소리를 냈다. “영화제 관객들은 백인 캐릭터들 중심 서사가 ‘감정을 동요하는 한 방’으로 간주되는 것에 너무 익숙한 나머지, 경찰이 흑인들을 핍박하는 마을에서 백인 여성이 어긋난 정의를 실현하는 줄거리를 가진 영화에 어떤 문제가 있는지 눈치채지 못한다.” 다른 매체도 곧바로 비슷한 의견을 냈다. 워싱턴 포스트의 알리사 로젠버그는 딕슨을 다루는 방식이 영화의 도덕적 신념을 약화하는 결과를 초래했다고 저술했다. 맥도나 감독의 팬인 데일리 비스트의 아이라 매디슨 3세는 영화를 ‘부당하고, 사람을 교묘하게 속이며, 매우 불쾌한 작품’이라고 말했다. 허핑턴포스트의 지바 블레이는 영화를 ‘백인 진보적인 성향의 인종차별자 삼촌’ 같다고 칭했다.

 

출처 : 폭스 서치라이트

결론은 골든 글로브 시상식 이전에도 정말 많은 사람이 이 영화를 싫어했다는 것이다. 하지만 시상식 당일 영화가 할리우드 사람들에게서 받은 따뜻한 환대는 추상적인 것이 아닌 고통스러울 정도로 눈에 선명했다. 영화는 인종차별적인 캐릭터에 남우조연상 트로피를 쥐여줬으며, [겟 아웃]을 제치고 각본상을 탔고, 여우주연상에 작품상까지 가져갔다. 맥도나 감독이 감독상을 타지 못했지만, 그 역시 ‘남성들뿐인 카테고리’의 후보 중 한 명이었으니 크게 다를 건 없다.

 

[쓰리 빌보드]는 영국 아카데미 시상식에서도 엄청난 환대를 받으며 트로피를 쓸어갔다. 이번 시상식 시즌에는 [문라이트]가 [라라랜드]를 제치고 작품상을 가져간 근사한 해프닝은 일어나지 않겠지만 적어도 ‘착한 인상의 가면을 쓴 악역’이 누군지 발견했다는데 의의를 두고 싶다.

 

This article originally appeared on Vulture: Your Guide to the Three Billboards Backlas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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