키스부터 전희까지, 스크린 속 베드신 사운드는 어떻게 탄생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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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스부터 전희까지, 스크린 속 베드신 사운드는 어떻게 탄생하나?

written by. 레베카 팔레

translated by. 띵양

 

 

이미지: UPI 코리아

 

몇 달 전, [코미디 센트럴]에서 [베첼러] 시리즈의 베드신 음향효과를 만드는 과정 – 치킨 커틀릿 날 것 두 장으로 박수를 치거나 마요네즈가 담긴 큰 유리병 안에 주먹질을 하는 모습 – 을 담은 가짜 영상을 공개했다. 당연한 이야기지만, 전문가들은 이런 식으로 정사 장면의 음향효과를 만들지 않는다. 그렇다면 이들이 달콤하고 애정 어린(때때로 아닐 수도 있지만) 섹스신 소리를 창조하는 방법은 무엇일까? 우리는 서너 명의 음향 아티스트에게 베드신 효과음을 어떻게 만들어내는지를 물었다. 이들의 대답은 굉장히 뻔하면서도, 한편으로는 상상했던 것보다 훨씬 흥미로웠다.

 

[분위기 조성하기]

뉴욕 Alchemy Post Sounds의 조안나 팽은 음향효과를 “사운드 트랙의 인간적인 요소”라고 표현했다. 사람마다 발소리, 먹는 소리, 물건 들어 올리는 소리가 다르기 때문에 음향효과 라이브러리에 저장된 사운드를 사용하기에는 무리가 있다. 베드신의 경우에는 키스 소리, 살끼리 맞닿는 소리, 침대 머리가 벽에 부딪히는 소리가 해당된다.

 

베드신에서 기본적인 소리를 덧입히는 방법은 대체로 비슷하다. 음향 기술자가 자신의 팔을 쥐고 문지르면서 극중 두 사람의 살이 맞닿는 소리를 표현하는 것이 대표적인 예다. 자신이나 타인의 머리카락 혹은 얼굴을 손가락으로 훑는 것도 방법이다. 삐걱거리는 침대나 소파는 반드시 필요한 요소다. 음향 기술자 앨리슨 디 무어는 침대에 앉아 양손으로 침대를 누르는 방법이 가장 효과적이라고 이야기했다. 키스 소리? 청소년들이 수 세기 동안 연습한 방법 – 입술과 손등의 만남 – 이 정석으로 통한다.

 

베드신에서 음향효과의 예술은 인물들의 감정과 역학을 표현하기 위해 기본적인 소리에 변화를 주는 것부터 시작된다. Alchemy Post Sound의 대표 음향 아티스트 레슬리 블룸은 “부드럽게 사랑을 나누는 장면 속 두 사람과 거친 섹스를 나누는 두 사람 사이에서 나는 소리는 굉장히 다르다”라고 이야기했다.

 

이미지: CGV아트하우스

 

조안나 팽은 “베드신 음향효과를 작업하면서 가장 흥미로운 부분은 연기를 하는 배우들 사이에 육체적인 교감과 대화가 오갈 수밖에 없다는 사실이다”라며 자신이 음향 작업을 맡았던 데릭 시엔프랜스의 2016년작 [파도가 지나간 자리]를 언급했다. 알리시아 비칸데르와 마이클 패스벤더는 유산 이후 처음 사랑을 나누는 부부 이자벨과 톰을 연기했다. 팽은 이 장면을 보면서 “두 사람이 수치심과 죄의식에도 불구하고 노력한다는 것이 느껴진다. 둘은 서로를 사랑한다. 이 장면을 소리로 어떻게 표현해야 할까? 그저 아카이브에 있는 효과음으로 둘의 감정을 이해할 수는 없다. 직접 앉아서 작업을 해야 한다”라고 설명했다. 팽은 음향 녹음을 할 때 해당 장면을 화면으로 보면서 작업한다고 한다.

 

팽은 [파도가 지나간 자리]의 장면을 위해 초지향성 마이크를 앞에 두고 자신의 손을 팔에 문지르면서 두 사람이 서로를 매만지는 장면의 소리를 덧입혔다고 한다. “혹시라도 이자벨의 손이 침대 시트에 닿는 순간을 대비해 어깨 위에 낡은 셔츠를 올려놓기도 했다. 먼저 톰이 되어서 음향 작업을 한 다음, 이자벨의 입장에서 음향 작업을 했다”라고 당시를 회상했다.

 

팽은 이자벨의 손이 더 작기 때문에, 그녀의 손길을 조금 더 통통 튀는 – 손과 팔꿈치를 가볍게 치는 – 느낌으로 표현했다. 반면 톰의 손은 꽉 찬 느낌이어서 자신의 손을 전부 사용하고 근육을 과시하는 느낌을 약간 냈다고 밝혔다. 이후 두 사람이 침대에서 사랑을 나누는 장면을 위해 실제로 낡고 삐걱거리는 소파에 “두껍고 질감이 느껴지는 덜 편한 시트”를 올려놓고 작업을 했다고 한다. 그래야 삐걱거리는 침대 프레임과 침대 시트가 바스락거리는 소리가 20세기 초 투박한 등대집의 시각적 미학과 일치하기 때문이다.

 

팽은 “단순히 팔을 치는 소리로만 표현할 수 없었다. 조화와 생명력, 사랑이 한가득 느껴져야 하는 동시에 약간의 완력도 필요하다. 손의 힘이 느껴져야 하는 데다 소리까지도 만들어 내야 한다”라며 인물들이 사랑을 나누는 장면에서 소리를 표현하는 방식을 설명했다. 그녀는 이 방법을 보여주기 위해 자신의 팔뚝을 내리친 다음, 팔꿈치 위까지 손을 쓸어 올렸다. “사람들은 섹스가 순전히 만족스럽고 재생산적인 행위가 아니라는 사실을 까먹는 듯하다. 영화에서 섹스는 드라마틱한 도구로 사용된다”라고 덧붙였다.

 

[키스하는 법]

블룸은 키스 소리의 핵심을 “인물이 껌 씹는 느낌이 나지 않게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 키스는 딱히 소리가 나지 않기 때문이다. 무어는 “영화에서는 입술과 입술이 닿는 소리 – 혹은 음향 기술자들이 작업했을 경우에는 입술과 팔, 손등이 내는 소리 – 만 들린다. 정작 본격적으로 키스를 할 때 소리는 들리지 않는다”라고 밝혔다.

 

그러나 팽에 따르면, 욕정이 가득한 키스의 경우 “입술을 부딪히면서 무언가를 먹는 소리”를 마이크에 낸다고 설명하면서 성별에 따라 키스 소리가 달라서 흥미롭다고 이야기했다. “남자는 여자와 다른 방식으로 키스를 한다. 대체로 남자들은 빨아들이고 발쪽거리는 소리를 내는 반면, 여자들은 가볍게 쪽쪽거리는 소리를 낸다”라고 덧붙였다

 

[어디서부터 ‘너무’ 현실적인가?]

음향 기술자들은 베드신을 녹음할 때마다 스스로에게 질문을 던진다. “어디까지가 마지노선인가?”

 

무어는 자신이 작업한 음향효과 중 영화에 그대로 사용했으면 등급이 바뀔 뻔한 적도 있다고 밝혔다. 그녀는 과거에 구강성교 소리 작업을 요청받았으나 구강성교할 때 나는 소리는 섹시하지 않기 때문에 결국 사용되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팽은 구강성교 소리를 재창조하면서 “역겨운 혓소리 대신 키스 소리를 사용한다. 입으로 나는 소리가 필요하지만, 여전히 점잖고 달콤한 소리여야 하기 때문이다. 손을 핥는 소리는 부드러운 아이스크림을 먹는 소리와 똑같다. 섹시하지도 않고 맛깔나지도 않다. 그냥 손을 핥는 소리일 뿐이다”라고 설명했다.

 

[블레이드 러너 2049]와 [40살까지 못해본 남자]의 음향 작업에 참여한 고로 코야마는 “일부러 역겹게 들리게 하려 하지 않는 이상 끈적이고 질척이는 소리를 사용해선 안된다. 이런 소리는 장면에 도움이 되지 않고 로맨틱하지도 않는다”라 밝혔다. 끈적이고 질척거리는 소리가 필요한 경우에 음향 기술자들은 자몽 반 개를 손으로 주무른다고 한다. 그러나 뜨거운 분위기를 고조시키고 관객들이 인물들의 감정선에 이입하려면 특정한 소리가 강조되기도 한다고 코야마는 이야기했다. 예를 들면 살끼리 맞닿는 소리다.

 

말하기도 민망스런 과일 섹스 장면, [콜 미 바이 유어 네임]에 등장한 복숭아 장면을 이야기해보자. 팽은 해당 장면의 소리를 표현하기 위해 “질척거리는 소리를 전부 담기 위해 마이크 가까이에 대고” 굉장히 잘 익은 자두나 복숭아, 자몽의 과육을 손가락으로 헤집어서 난 소리일 것이라 추측했다. 무어는 복숭아에서 날 수 있는 소리보다 “더 큰 소리가 필요하기 때문에” 멜론을 이용했을 것이라 예상했다.

 

 

[누군가의 취향이 조금 색다를 때]

현실성에 대한 질문은 일반적이지 않은 섹스 장면의 경우 더욱 복잡해진다. 무어는 유사 성행위 장면의 예로 [캘리포니케이션]의 등장인물이 마약을 찾기 위해 남성 자위 기구 안에 손을 집어넣는 장면을 들었다. 아마도 많은 시청자들이 이 과정에서 실제로 나는 소리를 모를 것이기 때문에, 핵심은 그 순간의 코미디를 살리는 것이었지 소리를 완벽하게 따라 하는 것이 아니었다. 이 경우, 무어는 질척거리는 소리를 만들어내기 위해 플라스틱 컵 안에 젖은 스웨이드 가죽을 집어넣어 손으로 휘저어서 “이상하고 질척거리는 빨아들이는 소리”를 완성시켰다. “때때로 사실과 다른 소리일 수도 있지만, 그게 바로 관객들이 원하는 소리다. 관객들이 눈으로 직접 경험하는 기회를 빼앗아서는 안된다”라고 무어는 설명했다.

 

 

무어는 “매번 화면에 등장하는 물건들로 소리를 만들지는 않는다. 좋은 소리가 나지 않는 경우도 있기 때문이다”라고 덧붙였다. 무어가 마지막 두 편의 음향 작업을 한 [50가지 그림자] 시리즈의 경우, 그녀는 철물점에 가서 쇠사슬을 종류별로 한가득 샀다고 한다. 쇠사슬을 가구와 맨 살, 그리고 쇠사슬끼리 마찰시키면서 적절한 소리를 만들어냈는데, 그냥 쇳덩어리끼리 부딪히는 소리가 아닌 예쁜 소리가 나야 했기 때문이다.

 

 

[스웨이드 가죽은 필수품]

[50가지 그림자] 삼부작 팬들에게는 미안하지만, [50가지 그림자: 심연]의 벤와 볼 장면을 덜 섹시하게 만들 예정이다. 무어는 아나 스틸의 몸속으로 벤와 볼이 삽입되는 장면의 음향을 만드는 데 촉촉이 젖은 스웨이드 가죽을 이용했다. 맞다. 차를 닦을 때 사용하는 부드러운 양가죽 말이다. “굉장히 중요하다. 그리고 진짜 스웨이드 가죽을 구매해서 만져보면 진짜 사람 피부 같다. 우리의 피부와 별반 다르지 않다.”

 

 

많은 음향 기술자들과 이야기해본 결과, 스웨이드 가죽은 모두에게 익히 알려진 아이템이었다. 스웨이드 가죽이 얼마나 젖었느냐에 따라 손으로 만질 때 나는 특유의 질척거리는 소리가 제각각이기 때문이다. 팽의 말을 인용하자면, 음향 기술자들에게 스웨이드 가죽은, “먹고 하고 싸울 때”를 표현하기에 적합한 도구다.(그녀는 세 개의 소리가 근본적으로 비슷한 소리라고 표현했다) 드라마 [고트]의 호모 에로틱한 진흙 레슬링 장면에는 스웨이드 가죽이 사용됐다. 수음의 경우, 보통은 음향 아티스트가 팔뚝에 로션 바른 손을 문지르는 것으로 효과를 내지만, 더 끈적한 소리를 찾는다면 스웨이드 가죽이다. 무어는 “스웨이드 가죽이다! 전부 스웨이드 가죽이다! 굉장히 매력적이지 않고 섹시하지 않지만 말이다”라고 간단명료하게 표현했다.

 

 

더 꺼림칙한 베드신을 꼽자면 영화 [나를 찾아줘]가 있다. 극중 에이미는 정사 도중 박스 칼로 한 남성의 목을 그어 죽이기 전에 와인 병을 자신의 은밀한 부위 안으로 밀어 넣어서 강간당한 것처럼 보이려 했다. 이 와인병 장면은 다양한 소리가 필요했는데, 주로 무어가 병을 매만지는 소리다. 그리고? 역시나 젖은 스웨이드 가죽이다.

 

 

본론으로 돌아가면 이 역시도 소리를 이용해서 이야기를 전달하고 분위기를 만들어내는 작업이다. 무어는 “저게 무슨 소리인지도 모르겠다. 앞으로도 알고 싶지 않을뿐더러, 솔직히 말하자면 그 소리는 다리 사이에 귀를 가져다 대야만 들을 수 있는 소리다”라고 해당 장면을 설명했다. 그 장면과 이어지는 광기를 두고는 “정말 구역질 나고 작업하기 싫은 장면이었다. 그러나 최대한 이 장면을 역겹지 않도록 표현해야 했다. 이상하긴 해도 베드신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그 ‘병 장면’은 정말이지 역겨운 소리를 입힐 수밖에 없었다”라고 밝혔다.

 

결과적으로 이것이 음향 기술자들이 베드신에 음향을 입히는 궁극적인 목표 – 특정 체위나 행동을 단순히 소리로 표현하는 작업이 아닌 부드러움이나 역겨움, 흥미로움, 또는 사랑 등의 감정을 관객들에게 전달하는 것 – 다. 팽은 “일상에서 섹스는 대부분 땀범벅에 큰 움직임을 요하는 행위다. 심지어 소리가 아닌 감정의 표현이다. 우리가 소리와 감정을 연결할 수 있다면, 우리의 할 일을 제대로 했다고 생각한다”라고 자신의 일을 표현했다.

 

 

This article originally appeared on Vulture: How Onscreen Sex Sounds Are Made, From Kissing to Hand Job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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