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 영화에서 로맨스가 사라졌다

날짜: 8월 17, 2018 에디터: 겨울달

에그테일은 ‘벌쳐’와 리프린트 계약을 맺고, 독자 여러분께 추천할 만한 콘텐츠를 번역합니다


Written by 카일 뷰캐넌
Translated by 겨울달

이미지: 이십세기폭스필름코퍼레이션


여름 영화 스타덤을 대표하는 배우를 생각할 때, 아마도 드웨인 존슨이나 아놀드 슈왈제네거처럼 총을 휘두르는 근육맨이나, 독립기념일 블록버스터에서 뛰어다녔던 윌 스미스, 또는 아이언맨 슈트를 입고 최전선에서 세계를 구하려 한 마블 [어벤져스]의 로버트 다우니 주니어를 떠올릴 것이다.

그러면, 줄리아 로버츠는 어떤가? 당연히 생각나야 한다. 로버츠의 로맨틱 코미디 대표작 [노팅 힐], [내 남자친구의 결혼식], [런어웨이 브라이드] 모두 여름 시즌에 흥행한 영화이기 때문이다. 심지어 3월 개봉한 [귀여운 여인]도 5월 말까지 박스오피스 2위를 유지하며 수익 대부분을 여름 시즌 동안 벌어들였다.

조금 더 이야기해 보자. 5월에서 8월 사이엔 빵빵 터지는 블록버스터가 많이 개봉한다. 그런데 이젠 고전이 된 현대 로맨스 영화 다수가 이 시기에 개봉한 걸 알고 있는가? 멕 라이언을 단숨에 스타로 만든 [해리와 샐리가 만났을 때], [시애틀의 잠 못 이루는 밤] 두 영화 모두 1년 중 가장 더울 때 개봉했다. [사관과 신사], [더티 댄싱], [사랑과 영혼], [노트북] 등 로맨스 영화 대표작들도 마찬가지다. 실제로 가장 흥행한 로맨스 영화 10편 중 5편은 여름에 개봉했다. [메리에겐 뭔가 특별한 것이 있다], [프로포즈], [섹스 앤 더 시티], [런어웨이 브라이드], [사고 친 후에] 등이다. 나머지 5편 중 [나의 그리스식 웨딩]과 앞에서 언급한 [귀여운 여인]은 봄에 개봉했지만 박스오피스 수익의 상당 부분을 초여름 관객을 사로잡으며 벌어들였다.

어쩌면 우린 그 모든 것을 잊었을지도 모른다. 요즘 여름 영화는 로맨스 영화를 일부러 외면하는 것 같기 때문이다. 스튜디오는 작년에 어떤 영화가 흥행했는지 보고도 배운 게 없는지, 그 성공을 그저 요행으로 얻은 대박으로 여긴다. 그 결과 2018년, 관객이 로맨스로 현실에서 잠깐 도피하고 싶어도 극장에서 그런 영화를 찾을 수 없게 됐다.

이미지: Paramount Pictures


개봉일 달력만 살펴봐도 대형 스튜디오 대부분은 관객들에게 선보일 연애 영화가 없다. 여름이 거의 끝나가는 지금까지 메이저 스튜디오가 배급한 로맨스 영화는 다이앤 키튼, 제인 폰다 등 여배우 4명이 주역인 [북 클럽]뿐이다. 1천만 달러 예산 영화로 현재까지 8천만 달러를 벌어들인 영화의 성공은 장년층 관객의 승리로 포장되었지만, 우레처럼 쏟아지는 슈퍼히어로 영화가 지배한 여름 시즌에 관객들이 사랑과 가벼운 이야기를 얼마나 갈망하는지 보여주는 예시이기도 하다.

여름에 로맨스 영화가 점점 줄어드는 이유는 여러 가지가 있다. A급 여배우들은 산드라 블록, 리즈 위더스푼을 유명하게 만든 로맨틱 코미디 대신 작가주의 영화를 선택한다. 비싼 블록버스터와 저예산 공포 영화가 여름 시즌을 지배하면서 중규모 예산 영화는 설 자리가 없다. 그럼에도, 아름다운 영화배우들이 사랑에 빠지는 걸 보는 건 할리우드가 줄 수 있는 가장 주요한 즐거움 중 하나다. 그래서 많은 배우가 자신의 매력에 잘 들어맞을 로맨스 영화를 피해 가는 걸 보기는 참 아쉽다. 드웨인 존슨도 이젠 남자와 여자 모두 그를 좋아하니까 지금쯤 여름 로맨틱 코미디를 한 편 해야 하지 않을까? 제니퍼 로렌스도 극도로 힘든 드라마 여러 편에 출연했으니 가볍게 사랑에 빠지는 걸 할 때가 되지 않았을까? 테사 톰슨이 크리스 헴스워스, 자넬 모네와 뜨거운 삼각관계를 그려내는 영화라면 돈 주고 보고 싶지 않겠는가? (그런 영화를 지금 볼 수 없다는 게 너무 화가 난다!)

메이저 스튜디오와 인기 스타들이 로맨스 영화를 만들지 않을 거라면, 최소한 이걸로 돈을 꽤 벌 수 있음을 깨달은 신예들이 있기 마련이다. 히스패닉 관객을 타겟으로 한 판테온 필름은 멕시코 스타 유지니오 데베즈를 기용한 [오버보드] 리메이크 영화로 전 세계 8600만 수익을 기록했다. 넷플릭스도 최근 공개한 [상사에 대처하는 로맨틱한 자세], [키싱 부스] 등 연애 영화들이 넷플릭스의 대표작보다 더 큰 버즈를 일으켰다. 넷플릭스는 올 여름 끝자락에 로맨틱 코미디 [내가 사랑했던 모든 소년들에게]를 선보인다. 키아누 리브스와 위노나 라이더가 재회한 [데스티네이션 웨딩]도 공개를 앞두고 있다. 이런 영화를 원하는 관객이 있는 건 확실하다. [데스티네이션 웨딩] 트레일러는 마크 왈버그의 액션 신작 [마일 22] 예고편과 비슷한 조회수를 기록했다.

출처: Warner Bros. Entertainment


메이저 스튜디오가 로맨스 장르에서 넷플릭스가 거둔 성공을 보며 교훈을 얻을까? 그럴 가능성은 없는 게, 최근 스튜디오들은 최근 자기네들 영화도 수익화하는 데 실패했기 때문이다. 지난 몇 년간 에이미 슈머의 [나를 미치게 하는 여자], 쿠마일 난지아니의 [빅 식] 같은 로맨틱 코미디가 여름 영화 시장에서 대박을 터뜨렸다. 스튜디오 임원들이 그런 영화를 더 제작하는 걸 보았는가? 올 여름 우리는 또 다른 로맨스 영화 [맘마미아!2]를 만나게 됐는데, 세계적으로 흥행한 영화인데도 유니버설이 속편을 만드는 데 10년이 걸렸다. 로맨틱 코미디가 전 세계에서 6억 9백만 달러를 벌어들이고도 속편 제작 착수에 10년이나 소요된다면, 스튜디오가 우선하는 것과 관객이 원한다고 증명된 것 사이에는 분명한 단절이 있다.

그래서 [크레이지 리치 아시안]의 존재가 더 고맙다. 8월 중순 개봉을 앞둔 이 영화는 케빈 콴의 소설을 각색했고, 우리가 로맨틱 코미디에 원하는 모든 것을 보여줄 거라 한다. 매력적인 주연 콘스탄스 우와 헨리 골딩, 정말 멋진 로케이션과 재치 있는 친구들이 등장한다. 어렵지 않은 장애물 몇 가지 – 남자 주인공이 부자고, 가족들이 사랑을 방해하는 것들 – 도 있는데, 진정한 사랑으로 확실하게 정복할 수 있다. 영화는 메이저 스튜디오가 처음으로 아시아계 배우들을 주요 배역에 발탁한 로맨틱 코미디다. 개봉 일자가 여름 시즌 말미로 정해진 걸 보면 워너 브라더스가 매우 신중하게 날짜를 고른 것이 분명하다. 하지만 로맨스 하나 없이 여름을 보내고 나니, 이제는 [크레이지 리치 아시안]이 관심을 끄는지가 문제가 아니다. 이제는 그 관심이 얼마나 클지, 그리고 할리우드가 우리를 언제까지 기다리게 할지가 더 큰 문제다.

This article originally appeared on Vulture: Why Has the Romance Gone Out of Summer Movi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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