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파이더맨 유니버스는 흥할 수 있을 것인가


에그테일은 ‘벌쳐’와 리프린트 계약을 맺고, 독자 여러분께 추천할 만한 콘텐츠를 번역합니다 (*해당 기사는 7월에 작성된 글입니다)

 

 

translated by. Tomato92

written by. 크리스 리

 

 

이미지: Sony Pictures Releasing

 

때는 2014년, 소니의 전 공동회장 에이미 파스칼과 마블 스튜디오의 회장 케빈 파이기는 스파이더맨의 양육권을 공유한다는 내용의 복잡한 계약을 체결했다. 이 계약으로 방사능 거미에 물린 영웅이 주인공인 소니 배급의 솔로 영화 제작이 가능해졌고, 동시에 디즈니 배급의 [어벤져스: 인피니티 워], [캡틴 아메리카: 시빌 워]에도 출연할 수 있게 됐다.

 

하지만 지난 6월, 두 스튜디오 중역의 의견이 충돌을 알리는 신호가 울렸다. 파스칼이 스파이더맨의 독자적인 유니버스를 만들겠다고 선언한 것이다. 그녀는 스파이더맨과 관련된 두 편의 스핀오프 영화 [베놈]과 [실버 & 블랙]이 MCU의 부속물 정도로 존재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에 파이기는 이 정보에 대해 ‘크로스오버는 없을 것’이라고 단호히 말하며 MCU와의 연관성을 공식적으로 부인했다.

 

그렇다면 과연 새로운 스파이더맨으로 발탁된 톰 홀랜드는 톰 하디가 송곳니 가득한 심비오트 안티 히어로로 나오는 [베놈]에 출연할 것인가? 한 인터뷰에서, 파스칼은 이 질문에 ‘그럴 가능성이 있다’며 확실한 대답을 피했는데, 그 옆에 나란히 앉아 있던 파이기는 이 말에 어색한 웃음을 지으며 다소 불편한 기색을 드러냈다. (인터뷰 속 두 사람의 표정이 화제가 되어 짤로 만들어지기도 했다)

 

그러던 지난 1월, [베놈] 촬영장에서 톰 홀랜드의 모습이 공식적으로 포착되며 화제를 모았다. 피터 파커가 나올 수도, 아닐 수도 있는 [베놈]의 새 푸티지 영상이 금요일 코믹콘에서 공개될 예정이다. 이 패널에서는 마블 코믹스 캐릭터 마일즈 모랄레스가 주인공인 소니의 새 애니메이션 [스파이더맨: 뉴 유니버스]의 영상도 볼 수 있다고 한다. 현재 [세이프 하우스]를 만든 대니얼 에스피노사가 메가폰을 잡고 자레드 레토가 ‘살아있는 뱀파이어’로 나오는 [모비우스]의 영화화가 확정됐고, 여성 히어로 실버와 블랙을 주인공으로 내세운 영화 제작자로 [러브 앤 바스켓볼]의 지나 프린스 바이더우드 감독이 캐스팅됐다. 이와 같은 스파이더맨 유니버스 영화들이 제작되고 있는 와중에, 주정에 가까운 팬들의 행패가 이 영화를 둘러싼 흥분을 반감하고 있다. 스파이더맨과 관련된 영화에 스파이더맨이 나오냐는 단순한 질문에서 더 나아가, 팬들은 벌써 그 작품들의 분위기, 타당성, 원작에 충실한 정도에 대한 궁금증을 몇 달 째 소리 내어 말하고 있다. 악랄한 팬덤의 시대가 도래한 상황에서, 특정 너드 집단들은 정말 쉬지도 않고 ‘이 영화가 별로일까, 아닐까?’에 대한 확실한 대답을 원하고 있다.

 

벌쳐에서는 소니의 전반적인 계획을 이해하기 위해, 이 프랜차이즈 리부트에 직접적으로 참여하거나 혹은 시네마틱 유니버스가 원하는 새 방향을 위해 자문가로 임했던 영화감독과 코믹북 작가들에게 연락을 취했다. 그들은 소니의 새 작품에 대한 관객의 회의감이 점점 증가하는 현 상황에서 유니버스를 만들 때 생길 수 있는 위험 요소들의 윤곽을 보여주었고, 원작을 잘못 다루는 실수를 피하는 방법을 제시했다. 또한 이 정보 제공자들은 왜 팬들이 ‘스파이더맨 유니버스의 궁극적 타당성’에 대해 낙관적으로 생각해도 되는지를 설명했다.

 

 

이미지 : Walt Disney Studios Motion Pictures

 

시네마틱 유니버스는 최근 할리우드 박스오피스 성적을 이끄는 동력이 됐다. ‘스타 워즈’ 시리즈는 블록버스터 영화 트릴로지의 세계관을 확장하여 단독 프리퀄 영화까지 만들었고, 레전더리 엔터테인먼트는 ‘킹콩/고질라’가 주축인 ‘몬스터버스’를 창조했으며, 아직 작품 퀄리티는 대개 침울하지만 수익은 괜찮은 ‘DC 시네마틱 유니버스’도 있다. 이 시리즈들은 시네마틱 유니버스 비즈니스 모델의 모범적인 사례라고 볼 수 있고, ‘분노의 질주’와 ‘퍼시픽 림’ 유니버스는 현재 자리를 잡아가는 중이다. 클래식한 괴물들을 앞세운 유니버설 스튜디오의 침울한 ‘다크 유니버스’와 가이 리치 감독의 손에서 장렬히 전사한 ‘아서왕 유니버스’는 실패한 유니버스의 대표적인 예로, 해당 스튜디오 중역들의 밤잠을 설치게 만들었다. 그리고 몇몇 산업 내부자들은 아직 첫 발을 내딛은지 얼마 되지 않았음에도 스파이더맨 시네마틱 유니버스를 구축하려는 소니의 본말 전도적인 노력에 의구심을 품고 있다.

 

비록 비평과 상업적으로 실패의 쓴맛을 봤지만 새 시네마틱 유니버스의 초석 격인 실사 작품에 참여한 작가 겸 감독은 “유니버스를 만들기 위한 노력의 핵심은 깊은 냉소에 있다.”라고 말했다. “관객들은 스튜디오들이 자신의 돈을 빼앗아 가려한다고 생각한다. 이는 전혀 근거 없는 얘기는 아니다. 당신들은 그들이 옳지 않다는 걸 증명해야만 하는데, 마블이 그 기준을 너무 높였다.”

 

소니는 현재 스파이더맨 유니버스를 위한 전략을 함구하고 있다. 이 스튜디오의 대변인은 스파이더맨 관련 영화를 총괄하는 콜롬비아 픽쳐스의 회장 샌포드 패니치, 스파이더맨의 창조적 방향에 도움을 주는 부회장 팔락 파텔과 인터뷰하고 싶다는 우리의 요청을 거절했다. 하지만, 할리우드에서 새로 탄생할 이 시네마틱 유니버스가 MCU와 심미적, 분위기상으로 상당히 다르다는 몇 가지 암시가 있다.

 

 

이미지 : Sony Pictures Releasing

 

스파이더맨 프랜차이즈와 [베놈]의 제작자이자 마블 스튜디오의 창립자인 아비 아라드는 [베놈]이 프랜차이즈를 시작하기 위한 조건을 갖추고 있다고 말했다. 아라드는 다음과 같이 말했다. “[베놈]에는 근원적인 스토리가 들어 있으며, 우리는 이 작품을 긴 여정의 시작으로 만들기 위해 노력해야만 했다. 아이들은 베놈을 정말 좋아한다. 이 영화는 안티 히어로의 감수성을 불러일으킬 작품이기에 기대와 흥분을 감출 수 없다.”

 

2000년대 초반, 소니는 스파이더맨을 포함해 마블에서 총 900개에 달하는 코믹북 캐릭터의 라이선스권을 얻었다. 하지만 스파이더맨 유니버스가 토르나 블랙 위도우 같은 유명한 캐릭터들에 의해 확장될 거란 기대는 하지 않는 게 좋다. 소니는 스파이더맨의 강력한 악역이나 프레너미, 경쟁자를 주인공으로 한 작품을 구상하고 있는데, 그들은 대부분 일반 대중보다 팬들에게 더 익숙한 무명의 ‘2군 캐릭터’들이다. ‘실버 & 블랙’은 용병이자 전범 사냥꾼 실버 세이블과 보석 강도, 가끔은 스파이더맨의 여자친구로 나오는 블랙 캣이 나온다. (얼마 전 보도된 기사를 통해, 이 작품의 영화화에 대한 제작진의 창조적 견해가 다르다는 신호가 드러났다. 기존에는 2019년 2월에 개봉할 예정이었으나 소니는 올 6월에 이 작품을 개봉 스케줄에서 뺐고, 심지어 얼마 전에는 아예 두 캐릭터의 영화를 따로 만들 계획이라는 뉴스가 보도됐다.) 원래는 성인 관객을 타깃으로 개봉될 예정이었던 [베놈]은 외계 생물체를 둘러싼 이야기를 다룬 액션 스릴러로, 1980년대에 출간된 코믹스에서 데뷔한 이후 스파이더맨의 최대 적수가 됐다. 베놈은 인간에게 기생한 살아있는 갑옷이나 다름없는데, 숙주에게 초인적인 힘을 주지만 동시에 그를 점점 미치게 만든다. 또 다른 스파이더맨 코믹스 원작 영화 [모비우스]는 실험에 실패한 생화학자가 피를 갈망하는 흡혈귀로 변해버린다는 내용의 작품으로, 원작 특성상 호러에 가까운 분위기로 나올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퍼시픽 림: 업라이징]의 공동 작가이자 2021년 개봉할 [쥬라기 월드 3]의 각본을 맡은 에밀리 카마이클은 작년에 소니와 몇 차례 미팅을 했는데, 그 과정에서 스파이더맨 시네마틱에 대한 스튜디오의 야망에 크게 감명받았다고 한다. 그녀는 벌쳐에 다음과 같은 내용의 이메일을 보냈다. “원래는 ‘실버 & 블랙’의 감독 후보 중 한 명이었다. 영화의 초기 미팅 당시 전화번호부 크기만 한 그들의 캐릭터 개요서를 보았는데, 소니가 라이선스를 취득한 스파이더맨 연관 캐릭터들에 대한 내용으로 가득했다. 시네마틱 유니버스 구축에 대한 그들의 염원이 어느 정도인지 알 수 있었다.”

 

그녀는 ‘2군 캐릭터에 집중하면 영화의 재정적 전망에 불리한 것이 아니냐’는 우리의 질문에 소니를 옹호하며 다음과 같이 답했다. “상대적으로 적은 사람들에게 알려진 캐릭터가 많은 사람이 알고 있는 캐릭터에 비해 수준이 낮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소위 말하는 2군 캐릭터가 주인공인 작품에는 본질적으로 아무 문제가 없다. 내용에 창의성이 돋보인다면, 분명 성공할 것이다.”

 

 

이미지 : Sony Pictures Releasing

 

소니는 2014년에 스파이더맨 유니버스에 대한 계획을 공개했다. 그들은 마크 웹 연출, 앤드류 가필드 주연의 [어메이징 스파이더맨 2]로 악역 베놈, 그린 고블린, 시니스터 식스 스핀오프 영화의 초석을 깔 생각이었다. 하지만 영화의 박스오피스 성적이 실망스럽다고 판단한 이후 모든 계획을 일제히 중단했다. 그렇게 몇 년이 흘러 작년에 개봉한 [스파이더맨 : 홈커밍]은 9억 달러에 가까운 흥행을 거두고 비평에서도 매우 훌륭한 점수를 받으며 프랜차이즈를 성공적으로 리부트 했다. 앞으로 스파이더맨 시네마틱 유니버스에서 나올 영화가 ‘홈커밍’ 만큼의 흥행과 비평을 거둘 거라는 보장은 없고, 필연적으로 하나의 새로운 프랜차이즈를 창조할 거라는 것 역시 장담할 수 없다. 홈커밍의 공동 작가이자 제목 미정 ‘플래시’ 솔로 영화의 공동 연출을 맡은 조나단 골드스타인은 다음과 같이 말했다. “[베놈]의 성공 여부가 앞으로 나올 많은 작품들의 운명을 결정할 것이다.”

 

그는 이어서 다음과 같은 의견을 냈다. “모든 것이 하나로 묶인 마블 영화에서 파생된 TV 시리즈가 있는데, 이런 식으로 만드는 것은 다른 스튜디오가 감히 따라하기 힘들다. 내가 만약 스튜디오의 중역이라면, 다른 영화의 지식이 필요하지 않은 개개의 작품에 집중할 것이다. 다른 스파이더맨 영화에서 정립된 캐릭터를 가지고 와서 원작과는 완전히 개별적이고 다른 것을 만드는 방법도 있는데, 이럴 경우에는 다른 무엇보다 좋은 영화를 만드는 것에 주력을 쏟아야 한다.” 골드스타인의 말처럼, 성공적인 새 시네마틱 유니버스를 만드는 것의 핵심은 영화를 최대한 잘 만들고 개개의 작품을 하나의 독립체로 보는 것이다. 즉, 어떤 영화가 스파이더맨 유니버스에 속해 있다는 느낌을 효과적으로 덜 강조해야 한다는 뜻이다.

 

오랜 시간 동안 마블 코믹스의 작가로 일한 브라이언 마이클 벤디스는 MCU에 있는 많은 캐릭터의 창조를 도왔다. 그는 코믹스 시리즈 ‘얼티밋 스파이더맨’에서 스파이더맨의 바통을 이어받은 마일즈 모랄레스 캐릭터를 공동 창작했고, 12월 개봉 예정인 [스파이더맨: 뉴 유니버스]의 자문 위원으로 일했다. 또한 소니의 전화번호부 사이즈만 한 ‘스파이더맨 유니버스 개요’에 있는 수많은 캐릭터를 만든 것을 스스럼없이 인정했고, 해당 스튜디오와 최근 여러 차례 미팅을 했다. 그는 이 미팅에서 스파이더맨 연관 작품들에 대한 자세한 계획을 들었다고 한다.

 

비록 본인은 이 계획을 말할 위치에 있는 사람이 아니라면서 알려주기를 거부했지만, 비평가와 너드 모두를 만족시킬 만한 상업 영화들이 나올 것 같다며 이 유니버스와 관련해 얘기를 나눈 사람들 중 가장 낙천적인 입장을 취했다. “아직 대중에게 알려지지 않은 계획을 우연히 들었다. 그것들이 괜찮았는지 궁금한가? 이거 하나만 말해주겠다. 정말이지 끝내줬다. 아마 팬들이 실망할 일은 없을 것이다.”

 

 

이미지 : Paramount Pictures

 

벤디스는 스파이더맨 유니버스에 A급 코믹스 캐릭터가 부족하기는 하지만, 그것이 일련의 블록버스터 영화를 만드는 데에는 전혀 문제가 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아이언 맨] 1편과 [가디언즈 오브 더 갤럭시] 1편이 만들어질 당시 최전선에서 그 현장을 지켜봤다. 그 작품이 개봉하고 몇 년이 지난 지금, 사람들은 [가디언즈 오브 더 갤럭시]가 얼마나 도박 같은 영화였는지 상상도 할 수 없을 것이다. 말하는 라쿤과 나무라니! 또한 사람들은 이제 아이언맨을 ‘디즈니 제국의 스타’ 정도로 여긴다. 그 영화가 만들어질 당시 아이언맨은 스타와 거리가 멀었고, 성공 가능성이 정말 희박한 ‘헤일 메리 패스’ 같은 존재였다. 하지만 이 스파이더맨 유니버스는 가능성이 무궁무진하다.”

 

벤디스는 곧이어 현재 소니에 고용된 상태가 아니라고 분명히 밝혔고(참고로 벤디스는 지난 11월, 라이벌 DC와 독점 계약을 맺으며 세상을 놀라게 했다), 스파이더맨 유니버스에도 전혀 지분이 없다고 말했다. 그는 마지막으로 이 유니버스가 향하려는 방향을 적극적으로 지지한다는 응원과 함께 이런 말을 덧붙였다. “스파이더맨 유니버스의 캐릭터들은 조금 더 큰 무대에 나갈 준비가 끝났다. 소니에 있는 감독 및 중역들은 우리와 다를 게 없다. 그들 모두 자신이 사랑하는 코믹스의 수많은 캐릭터를 영화로 만들고 싶다는 열정과 야망을 품으며 성장했고, 마침내 그 꿈을 이루고 있는 중이다. 그것도 그저 흔하고 형편없는 퀄리티가 아닌, 정말 훌륭한 스파이더맨 영화를 만들고 있다. 모두들 큰 뜻을 품고 높은 목표를 이루기 위해 정말 열심이다.”

 

 

 

This article originally appeared on Vulture: What Venom Reveals About How the Spider-Man Cinematic Universe Will Cast Its We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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