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어데블’ 시즌 3의 롱테이크 액션 시퀀스는 어떻게 탄생했나?

날짜: 11월 9, 2018 에디터: 띵양

에그테일은 ‘벌쳐’와 리프린트 계약을 맺고, 독자 여러분께 추천할 만한 콘텐츠를 번역합니다.

 

 

[데어데블] 시즌 3의 롱테이크 액션 시퀀스는 어떻게 탄생했나?

 

Written By. 에이브러햄 리에즈만 (Abraham Riesman)

Translated By. 띵양

 

이미지: 넷플릭스

 

“시즌 1의 복도 액션 시퀀스 기억하세요? 우리가 그것보다 멋진 걸 만들어냈어요.” 올해 뉴욕 코믹콘에서 [데어데블]의 새내기 쇼러너 에릭 올레슨가 보여준 대담한 자신감이었다.

 

그를 의심하는 것은 당연했다. 올레슨이 언급한 ‘그 장면’ – 매튜 머독이 복도에서 악당들을 상대하는 액션 시퀀스 – 이 바로 [데어데블]을 현 위치까지 끌어올린 주인공이기 때문이다. 이 장면의 연출은 형용할 수 없을 정도로 매끄럽고 아름다운데, 더 놀라운 사실은 이것이 3분 분량의 원테이크 시퀀스로 보인다는 점이다. 참고로 이 ‘복도 액션 시퀀스’는 오늘날까지 유튜브에서만 270만 조회수를 기록하며, 마블-넷플릭스 왕조에서 가장 사랑받는 명장면으로 꼽힌다.

 

그런데 에릭 올레슨의 자신감이 허세가 아니었다.

 

최근 공개된 시즌 3의 네 번째 에피소드 ‘기습’에는 입이 쩍 벌어지는 원테이크 시퀀스가 장장 10분 43초 동안 이어진다. 교도소에서 벌어진 폭동을 그린 이 장면은 심지어 매튜 머독을 중심으로 한 대규모 액션 시퀀스에 감정과 플롯의 반전이 뒤섞인 대화까지 녹여내기까지 했다. 또한 매튜가 밖으로 탈출해 택시를 타기 전까지 미로 같은 교도소의 복도에서 시퀀스가 진행되기 때문에 ‘복도 시퀀스’와 마찬가지로 모든 게 극히 제한된 장소에서 벌어졌는데, 매끄러운 만큼이나 짜릿한 연출이다.

 

이미지: 넷플릭스

 

올레슨은 이 시퀀스가 ‘완벽한 원테이크’임을 거듭 강조했다. 시즌 1의 ‘복도 액션’이 사실은 원테이크가 아님을 밝힌 그는 이 장면만큼은 전혀 손을 대지 않았다고 거듭 강조했다. “사실 실패를 대비해서 편집점을 몇 군데 숨겨놓기는 했습니다. 예를 들면 매튜가 붉은 경고등이 반짝이는 어두운 복도에 서있는 장면 말이죠. 그러나 후반 편집 과정에서 진짜 원테이크를 사용하기로 결심했어요. 그래서 복도의 명암을 높여서 시청자들에게 숨겨진 편집점이 없다는 것을 보여주기로 했죠.”

 

사실 이 아이디어는 올레슨이 아닌 에피소드 연출자 가르시아 로페즈가 제안했다. 로페즈는 “첫날 각본을 받은 후 열한 번째 페이지에서 이 멋진 장면을 설명하는 부분을 발견했어요. 쭉쭉 읽어 나가기 시작했는데, 각본이 저에게 ‘이 장면은 원테이크로 촬영해야 해!’라고 외치는 느낌이었죠. 그래서 다 읽자마자 에릭에게 전화를 걸었어요. ‘저희 엄청난 원테이크 장면을 만들어낼 기회가 있는 것 같아요’하면서 말이죠”라며 당시를 회상했다.

 

올레슨은 로페즈의 아이디어에 곧장 관심을 보였지만, 그의 상상력을 따라가는데는 시간이 다소 걸렸다. 우선 각본에는 수많은 몸싸움 끝에 매튜가 갱단의 일원과 대화를 나누는 장면이 이어졌다. “에릭은 ‘여기가 편집점인 거죠? 원테이크로 촬영하다가 여기서 끊는 거죠?’라고 물었어요. 그런데 저는 “아니요, 계속 유지할 예정이에요’라고 대답했죠. 저는 시청자들이 매튜와 함께 방에 들어서는 순간, ‘이 장면은 한 번에 갈 것 같다’라고 느낄 것이라 생각했어요. 그리고 그래야만 상황이 더욱 급박해 보이고, 매튜의 입장에서는 사방이 꽉 막힌듯한 답답함과 공포를 느낄 것이라고 생각했죠”라며 로페즈가 이야기했다. 긴 설명 끝에도 올레슨이 회의적인 입장을 보이자, 로페즈는 스턴트팀과 의견을 나누고 그에게 돌아갔다. 올레슨은 “모두들 나에게 와서 ‘이 장면은 한 번에 촬영할 수 있을 것 같아요’라고 말했죠. 그래서 저는 ‘그래! 그럽시다!’라고 대답했어요”라며 크게 웃어 보였다.

 

그러나 쇼러너에게도 상사는 있는 법이다. 엄청난 길이의 테이크를 촬영하는 과정의 수많은 난관 중 하나는 최소 하루는 리허설 때문에 다른 장면을 촬영할 수 없다는 점이다. “회계팀에 연락해서 ‘그거 알아요? 우리 리허설 때문에 하루 정도는 촬영을 진행할 수 없을 예정이에요’라고 말했죠. 영화도 아닌 TV 시리즈에서 이런 시도는 분명 위험한 도박이죠”라고 올레슨은 이야기했다.

 

마블 텔레비전 임원진들도 어쩔 줄 몰라했다. 마블 텔레비전 오리지널 콘텐츠 부사장 톰 리버는 원테이크 계획을 들은 이후 잠시 생각이 멈췄을 정도였다고 고백했다. “로페즈에게 ‘이거 열두 페이지 분량이잖아요’라고 묻자 그는 ‘알아요! 미친 일 같지 않아요?’라고 대답했어요. 그래서 전 ‘미친 일 맞아요!’라고 되받아쳤어요”라며 리버는 기억을 되짚었다. 그러나 리버는 제작진의 열정에 손을 들어줄 수밖에 없었다고 전했다. “찰리(극중 매튜 머독)가 정말 기대를 많이 했어요. 촬영 감독과 로페즈도 마찬가지였죠. 그래서 ‘까짓 거 해보자. 일단 해보자. 이들이 성공할 수 있도록 도와줘야겠다’라고 마음먹게 된 거죠.” 마침내 로페즈와 올레슨은 “OK”를 받아내는데 성공했다.

 

이미지: 넷플릭스

 

허가가 떨어지자 제작진과 출연진은 곧장 준비에 돌입했다. 우선 이들은 스태튼 아일랜드의 버려진 교도소로 로케이션을 정했다. 로페즈는 과거에도 액션 시퀀스를 자주 연출해봤지만, 이 정도 규모로는 해본 적은 없었다. 그래서 수준급의 원테이크 장면에서 아이디어를 얻어야 했는데, 바로 알폰소 쿠아론 감독의 2006년작 [칠드런 오브 맨]이었다. 이 작품의 후반부에 등장하는 시가전은 247초 동안 한 테이크로 촬영된 것으로 유명하다(※역자 주: 추후 밝혀진 바에 의하면 5개 정도의 테이크를 편집한 결과물이다). “알폰소 쿠아론의 [칠드런 오브 맨]에서 많은 영감을 얻었어요”라고 입을 뗀 로페즈는 당시 촬영감독 크리스토퍼 라바저에게 쿠아론의 촬영감독(전설적인 엠마누엘 루베즈키)의 촬영법을 연구하라며 요청했다고 한다. 원테이크를 준비하는 그에게 겸손함 따위는 중요치 않았다. 적어도 이 장면에서는 시청자들이 굉장한 것을 보고 있다는 사실을 알려주고 싶었기 때문이다.

 

로페즈는 시청자들에게 찰리 콕스가 아닌 스턴트 대역(크리스 브루스터)의 모습을 보여주고 싶지 않았다. 물론 찰리 콕스가 액션의 8할 이상을 직접 소화했지만, 그에게도 한계라는 것이 있다. 그렇기에 ‘텍사스 스위치’ – 배우와 스턴트 대역이 빠르게 역할을 교체하는 방법 – 를 사용할 수밖에 없었는데, 이를 위해서 정교하고 재빠른 촬영이 필요했고 리허설 전부터 스턴트팀은 여기에 집중했다.

 

“스턴트 배우들이 상당히 영리한 방법을 제시했어요. 예를 들면 매튜가 복도에서 경찰들과 마주치고, 곤봉으로 얻어맞는 장면이 있어요. 잠시 화면의 시점이 매튜의 등에서 다가오는 경찰들에게 넘어가는 순간이 있는데, 그 순간 찰리와 크리스가 역할을 바꾸는 거죠. 그리고 넘어진 다음 경찰들에게 발길질을 하는데, 첫 번째는 크리스가 차고 다음은 찰리가 차는 식이에요. 말하자면 찰리가 크리스 옆에 딱 붙어 누워있는 셈이죠. 이런 ‘텍사스 스위치’가 촬영 중 자주 사용되었어요”라며 로페즈가 원테이크의 비밀을 밝혔다. 난투가 이어지면 이어질수록 매튜는 피를 흘릴 수밖에 없다. 로페즈는 “여기저기에 피가 담긴 유리병들을 비치했어요. 찰리가 이것을 찾아서 입에 머금고 있다가 얻어맞는 순간 내뱉는 것이죠”라 설명했다.

 

이미지: 넷플릭스

 

촬영 내내 스테디캠을 들고 배우들을 쫓아다녔던 촬영 기사 제프 듀템플의 열정도 만만치 않았다. “카메라 무게가 생각보다 훨씬 무거워요”라고 로페즈는 이야기했다. 그리고 설령 원테이크 시도가 실패하더라도, 대안 – 로페즈는 이를 ‘최후의 보루’라고 불렀다 – 이 있었다. 시즌 중후반이 지나면 CCTV 녹화본을 통해 교도소 폭동을 지켜보는 장면이 등장하는데, 이 영상을 이용하는 것이었다. “허탕을 친다면 CCTV 촬영본을 이용할 수도 있었죠. 그러나 저는 죽어도 반대했을 거예요”라고 로페즈는 설명했다. 그러나 그는 알 수 없는 자신감에 사로잡혔다. 바로 ‘교도소 폭동이 불러일으키는 광기’가 있었기 때문이다. “결과물이 산만하고 혼란스러웠다면, 그것 나름대로 좋아요. 실제로 폭동이 일어난다면 정말 혼란스러울 테니까요”라고 그는 설명했다.

 

리허설이 끝났고 결전의 날이 다가왔다. “우리에게 12시간이 허락되었지만, 사실 12시간은 아니었어요. 더 적었죠. 스턴트팀에서 ‘실제로는 네다섯 차례 정도밖에 시도하지 못해요’라고 말했어요. 체력적으로 굉장히 부담이 큰 액션 시퀀스였기에 그들을 압박할 수가 없었죠. 네다섯 번의 촬영 이후부터는 피로가 누적되기 때문에 상황이 잘못될 수가 있어요. 부상의 위험도 있죠. 그래서 그 안에 촬영을 끝내야만 했어요”라고 로페즈는 당시를 회상했다. 그런데 생각보다 일이 잘 풀렸다. “첫 테이크에 바로 성공해버렸어요. 처음부터 끝까지. 물론 중간중간 실수도 있었지만, 굉장히 자신감에 차올랐죠. ‘오 맙소사, 정말 할 수 있는 일이잖아?’하면서요.” 그러나 로페즈는 작은 실수도 용납하지 않았다. 자신감에 찬 이들은 다시 촬영을 시작했는데, 그 순간부터 난관에 부딪혔다.

 

교도소 진료실에서 벌어지는 첫 액션 시퀀스에서 계속해서 문제가 발생했다. 스턴트의 합이 제대로 맞지 않았기 때문이었는데, 시퀀스 안에서 세 차례 ‘텍사스 스위치’가 포함되어 있으니 별로 놀라울 것도 없었다. “두 번째, 세 번째, 네 번째 테이크에도 계속해서 난관에 부딪혔어요. 사람들이 ‘오 맙소사’나 ‘젠장’을 외치기 시작했죠. 실수 없이 진행된 여섯 번째 촬영은 정말 마음에 들었어요. 그런데 배우의 시선이나 감정표현 부분에서 몇 장면이 더 좋아질 수 있다고 믿었어요” 라며 로페즈는 당시를 회상했다. 날이 저물고, 출연진은 녹초가 되었다. 그 상황에서 마지막으로 한 번 더 촬영해보기로 결정했다.

 

마침내 모든 것이 완벽하게 들어맞았다. 세 번째로 성공한 원테이크 장면이었던 일곱 번째 촬영에서 스턴트 시퀀스와 카메라 앵글 모두 아름답게 연결되었고, 찰리 콕스는 무사히 택시에 탑승했다. “마지막 순간에 모두들 정말… 여태까지 쏟아부은 노력이 기쁨으로 변한 순간이었어요”라며 당시를 회상하던 올레슨은 감격에 겨워 잠시 말을 잇지 못하기도 했다.

 

톰 리버는 자신과 다른 임원진은 당시 “손톱을 깨물면서 사무실에 앉아있었다”라고 이야기했다. “찰리가 저에게 소식을 알려주었어요. 문자를 받았는데, ‘세 번째 원테이크, 11분 25초’라고 온 거죠(최종본은 시작 지점을 조금 편집했다). 그 자리에서 벌떡 일어나서 ‘됐다! 됐어!’라고 비명을 질렀어요. 마치[고스트버스터즈]의 재닌(비서)처럼 말이죠. 모두들 ‘맙소사, 진짜 했잖아? 됐어!’라며 함께 소리 지르기 시작했어요.”

 

승자의 세리머니가 이어졌다. “다음 날 아무도 일을 하지 않았어요. 다들 완성된 영상을 계속해서 돌려보고, 볼 때마다 서로 기쁨을 나눴으니까요”라고 올레슨은 이야기했다. 리버 역시 “영상이 편집을 마치기까지 하루가 걸리기 때문에, 다음 날까지 볼 수 없었지만 모두들 이미 기쁨에 가득 찬 상태였어요. 완성본을 보면서 입을 다물 수가 없었어요. 일분일초도 빠지지 않고요”라며 찰리 콕스에 대한 칭찬도 잊지 않았다. “콕스의 퍼포먼스는 환상적이었어요. 이 시퀀스에 현실감을 불어넣은 요소 중 하나가 그의 ‘피로감’이었다고 생각해요. 마지막에 택시에 탄 그의 모습은 정말 녹초나 다름없거든요.”

 

로페즈에게 “원테이크 시퀀스의 MVP는 누구인가?”라고 물었을 때도 비슷한 답변이 나왔다. 잠시 난색을 표하기도 했지만, 그 역시도 콕스를 꼽았기 때문이다. “여섯 번째인가 일곱 번째 테이크에 찰리는 완전히(F**king) 지쳤어요. 충분히 이해가 되는 상황이었죠. 벽으로 몰리고 주저앉은 다음 피를 뱉는 장면쯤 되면 숨도 제대로 못 쉬겠다고 하더라고요. 많은 사람들이 정말 노력을 많이 기울였지만, 역시 찰리가 제일 고생한 것 같아요. 의심할 여지없이요.”

 

올레슨은 누구라도 자신의 팀이 하루 만에 이뤄낸 놀라운 업적에 대해 궁금해한다면 열정적으로 이야기를 나눌 용의가 있다. “모든 스태프가 정확한 시간에 모습을 감추고 드러내야 했어요. 카메라, 마이크, 스턴트, 불길과 연기 등의 효과도 정확하게 맞아떨어져야 했죠. 배우들은 대사를 전부 외워야 했고, 찰리는 11분 30초 동안 단 한번도 쉬지 않고 두 번의 액션 시퀀스와 격앙된 감정 연기도 펼쳐야만 했어요. 감정적으로 완벽히 몰입한 상황에서요”라고 그는 장황하게 설명했다. “완전히 미쳤죠(F**king Nuts)” 정도로 요약하면 될 듯하다.

 

This article originally appeared on Vulture: How Daredevil Filmed Its 10-Minute Prison Fight in a Single Tak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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