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에고 루나, ‘나르코스: 멕시코’에서 악명 높은 마약왕을 연기하는 것에 대하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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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에고 루나, [나르코스: 멕시코]에서 악명 높은 마약왕을 연기하는 것에 대하여

 

Written By. 리사 리에브만 (Lisa Liebman)

Translated By. 띵양

 

* [나르코스: 멕시코] 스포일러가 포함된 글입니다.

이미지: 넷플릭스

 

[나르코스: 멕시코]에서 마약왕 미겔 앙헬 펠릭스 가야르도를 연기하는 것은 디에고 루나에게 대단히 중요한 일이다. 최근 공개된 새로운 [나르코스] 시리즈의 시대적 배경은 1980년대 중반의 멕시코다. 드라마는 멕시코 최초로 수백만 달러 규모로 성장한 마약 카르텔을 조종하고 마약단속국 요원 엔리케 “키키” 카마레나(마이클 페냐)를 납치하고 살해한 주동자의 실체를 파헤친다. 디에고 루나는 카마레나가 과달라하라에서 주검으로 발견되었던 당시에 어린아이였지만, 조국을 병들게 하고 여전히 뿌리 깊게 박힌 폭력에 대한 기억은 선명하다. 아직도 [나르코스: 멕시코]를 어떻게 말해야 할지 고민한다는 그는 “이런 시각으로 당시를 바라보는 과정은 힘듦의 연속이었다. 명확한 사실은 ‘내가 아무것도 몰랐다’는 것이다”라며 씁쓸한 입맛을 다셨다.

 

[나르코스: 멕시코]는 ‘엘 파드리노’(a.k.a 대부)로 잘 알려진 무자비한 마약 밀매상이 마리화나 농장과 딜러, 부패한 사법체계와 정치인, 사업가, 그리고 군을 통합하고 지배하는 과정을 다룬다. 펠릭스와 에르네스토 “돈 네토” 폰세카, 라파엘 카로 퀸테로는 멕시코 정부의 도움을 받아 북미로 향하는 대마와 추후 콜롬비아에서 생산된 코카인의 가격과 수요를 통제했던 인물들이다.

 

이 작품은 대중에게 정확한 역사적 사실에 초점을 맞추는 것보다 ‘코카인이 자신의 손에 들어오기까지 어떤 일이 벌어졌는지’를 알리는 것에 더 무게를 둔다. 디에고 루나는 이러한 노선을 걷는 [나르코스: 멕시코]을 통해 대중에게 ‘멕시코의 이야기가 곧 우리의 이야기’임을 알아차릴 수 있는 좋은 기회라고 생각했다.

 

이번 주 초(11월 16일 기준), 개봉을 앞둔 배리 젠킨스의 신작 [If Beale Street Could Talk]에 출연했고 [스타워즈] 프리퀄 시리즈에서 카시안 안도르로 등장할 예정인 디에고 루나와 이야기를 나눌 기회가 마련되었다. 그는 [나르코스] 로케이션 스카우트 카를로스 무뇨스 포르탈이 멕시코에서 살해당한 이후에 이 시리즈가 더욱 중요해진 까닭과 우리가 카마레나 사건의 완벽한 진실을 끝까지 알 수 없는 이유, 깜짝 놀랄만한 카메오와의 호흡, 그리고 마이클 페냐와의 마지막 순간에 대한 자신의 생각을 솔직하게 답변해주었다.

 


 

V: [나르코스: 멕시코] 캐스팅을 ‘멕시코 영화 산업의 드림팀’이라고 표현했다. 촬영 전 로케이션 스카우트가 현지에서 총에 맞아 사망한 상황에서 악명 높은 마약왕을 연기하게 된 것에 어떤 기분이 들었는가?

 

D: 음, 다른 인터뷰에서도 종종 이야기했지만 매번 내 대답을 요약해서 제대로 보도된 적이 없었다. 개인적으로는 그 사건이 발생한 이후, [나르코스: 멕시코]에 참여하는 게 더욱 중요하다고 느꼈다.

 

우선 그 사건은 내가 캐스팅되기 이전, 제작 준비기간 동안 벌어진 것으로 알고 있다. 조국에서 이런 일이 벌어졌다는 소식을 접했을 때 끔찍한 기분이었다. 목숨을 잃은 카를로스 무뇨스 포르탈이 영화계에서 유명한 인물이어서 더욱 그랬다. 모두가 가족이나 다를 바 없는 관계이기에 나를 비롯한 모두가 큰 충격에 빠졌다. 그러나 그에게 벌어진 일은 [나르코스: 멕시코]와 아무런 관련이 없다. 그저 우리가 살고 있는 사회 모든 계층이 걷잡을 수 없는 폭력을 겪고 있는 나라의 자화상일 뿐이다. 지난 12년 간 멕시코에서 25만 명 이상이 살해당했다는 사실을 인지해야 한다. 이런 식의 폭력은 우리가 아는 폭력과 다르다. ‘마약과의 전쟁’을 선포한 세상과 거리가 먼 이들이 사용하는 전략적인 폭력이다. 공교롭게도 우리가 처한 상황 때문에 마약 제조국들과 소비국 사이의 큰 징검다리 역할을 하고 있는 셈이다.

 

 

V: 캐릭터를 위해 펠릭스 주변인들과 대화하는 대신 책과 다큐멘터리를 본 것으로 안다. 그를 움직인 동기가 무엇이라고 생각했는가? [나르코스: 멕시코]에서 펠릭스는 “현재가 아닌 미래의 가능성을 봤다”라는 식으로 이야기하는데… 혹시 과대망상증 환자였나?

 

D: (웃음) 남들이 자신을 사업가로 봐주길 바랐다. 그의 동기는 본인이 속할 수 없는 사회에 발을 들이고 싶어 한 거라고 생각한다. 펠릭스는 전형적인 마약 딜러가 아니다. 고향에서 목장을 운영하며 으리으리하고 끔찍하게 생긴 집을 짓고, 마약을 판 돈으로 광장과 교회를 수리하는 인물이 아니라는 뜻이다. 펠릭스는 자신만의 왕국을 건설하기 위해 고향을 떠나 과달라하라로 향했다. 멕시코에서 영향력이 있는 정치인들과 접점이 있는 호텔과 레스토랑을 사들였고, 시날로아 주지사와도 긴밀하게 지냈다. 이들과 같은 물에서 놀고 싶어 했던 인물이다.

 

 

V: 주지사 이야기가 나와서 말인데, 그는 “성공은 사람의 근본을 바꾸지 않는다”라며 자신을 아버지처럼 여겼던 펠릭스에게 충격을 안겨주었다. 권력자들이 자신을 인정해주지 않았다는 점이 펠릭스에게 큰 동기부여가 되었던 것 같다.

 

D: ‘아버지를 만족시키는 것’이 더 이상 펠릭스를 움직이는 원동력이 아니게 된 순간이었다. 그의 마음가짐에 상당히 중요한 순간이었다고 생각한다. 아버지를 잃은 그 순간이 바로 펠릭스를 남자로 성장시킨 중요한 대목이고, 펠릭스는 그때부터 아버지라 여겼던 주지사를 비롯한 모두에게 “성공은 사람의 근본을 바꾼다”라는 사실을 증명하려 했다.

 

 

V: 펠릭스가 정말로 주지사에게 훼손된 아들의 머리를 보냈나?

 

D: 현실에서? 아니다. 우리는 그 장면을 통해 시청자들에게 이 작품이 사실을 기반으로 한 픽션임을 상기시키려 했다.

 

 

V: 라파에 대해서 이야기해보자. 펠릭스가 그를 처음으로 구해냈을 때 ‘덜 떨어진 멍청이’라 말했다. 라파가 정말 ‘신세미야’를 만들고 교육부 장관의 딸을 납치했나? 그리고 펠릭스가 니카라과로 건너가 문제를 해결해주었는지 궁금하다.

 

D: 책을 읽고 마약의 역사를 공부하면 드라마에서 다룬 사건이 대부분 사실이라는 것을 깨닫는다. 단지 순서가 다를 뿐이다. 그 외에 많은 부분은 알 수 없다. 부패한 권력체계가 진실로 향하는 문을 철저하게 막았기 때문이다. 드라마를 보다 보면 모든 악인들이 마약 범죄자임을 쉽게 알 수 있다. 그러나 마약 범죄자만 ‘악인’인 이유는 우리가 그렇게 생각하도록 권력자들이 수를 썼기 때문이다. 이들은 여전히 각계각층에서 권력을 휘두르며 진실을 숨기고 있다.

 

누가 무엇을 어떻게 했느냐를 떠나 키키 카마레나 사건은 여러 의문을 남겼다. 망가질 대로 망가졌고, 서로의 이해관계가 복잡하게 얽힌 체계 때문에 우리는 평생 이 사건의 진실을 알지 못할지도 모른다. 이는 현재의 멕시코, ‘정의’의 정의가 사뭇 다른 곳의 자화상이나 마찬가지다.

 

이미지: 넷플릭스

 

V: 펠릭스가 콜롬비아로 넘어갔을 때 파블로 에스코바르에게 붙잡힌다. 실제로 일어난 일인가? 이전 [나르코스] 시리즈를 챙겨봤는지?

 

D: 와그너 모라를 만난 것은 이번 시리즈를 통틀어 가장 멋진 경험 중 하나였다. [나르코스] 시리즈의 상징적인 인물이기 때문이다. 나에게 펠릭스와 파블로의 만남은 두 시리즈를 연결하는 뜻깊은 순간이었다. [나르코스] 시리즈는 캐릭터를 탐구하기 위해 한참 전에 챙겨봤다. 와그너 모라는 파블로 에스코바르를 완벽하게 묘사했다. 아니 ‘자신만의’ 파블로 에스코바르를 탄생시켰다.

 

 

V: (재차) 파블로가 정말 펠릭스를 납치했는지 궁금하다.

 

D: (웃음) 내가 대답할 수 없는 질문이다. 정말 궁금하다면 스스로 조사해야 할 것이다. 이래서 에피소드가 시작할 때 “이 드라마는 실화를 바탕으로 했으나 (…) 허구를 가미했습니다”라고 밝힌다. 내가 설령 “맞다. 실제로 있었던 일이다”라고 말해도, 실제로는 드라마에 묘사된 것처럼 일어나지는 않았기 때문이다. 각본가들이 역사적 사실을 이용하는 데는 다 계산된 이유가 있다.

 

 

V: 마지막 에피소드에서 마이클 페냐와 긴장감 넘치는 순간에 대해 이야기해보자. 촬영 막바지에 진행된 장면인가?

 

D: 나와 페냐는 완벽히 준비를 끝마친 상태였다. 수개월간 캐릭터와 시간을 보내고 이해하려 노력했다. 개인적으로 한동안 영화와 다른 TV 시리즈의 리듬에 적응하기 힘들었다. 그러나 끝날 때 무렵, 내 캐릭터에 확신이 생겼다. 에릭 뉴먼(총괄 제작자), 앤디 바이즈(에피소드 연출)와 이 장면에 대해서 많은 이야기를 나누었다. 여러 의미로 멕시코 역사에 큰 전환점이었는데, 정말 많은 것이 이 일을 계기로 바뀌었기 때문이다. 펠릭스에게도 마찬가지다. 더 이상 그는 자신이 ‘자유롭다’라고 생각지 못했을 것이다. 그동안 수많은 목숨을 앗았음에도 이번 사건만큼은 그를 평생 힘들게 했을 것이다.

 

 

V: 펠릭스 사무실에 있는 그림은 어떤 의미와 중요성을 가지고 있는가? 그림을 판매한 여성이 임신했다는 사실을 아내가 알게 되었을 때나 마약단속국이 사무실로 쳐들어가는 순간을 비롯해 여러 차례 눈에 띄었다.

 

D: 펠릭스가 되고자 하는 사람을 상징하는 메타포다. 예술 감각이 뛰어나고, 이를 이해할 줄 알며, 상류사회에 속한 인물 말이다. 될 수 없는 사람을 따라하고 싶은 심정이랄까?

 

이미지: 넷플릭스

 

V: 라파는 법에 따라 지난 2013년 출소했고, 연로한 네토는 가택구금으로 형이 변경되었고, 펠릭스는 여전히 감옥에 있다. 펠릭스의 동업자 엘 차포의 재판은 요 근래 뉴욕에서 시작했다. 이들이 [나르코스: 멕시코]를 볼 경우를 상상해보았나.

 

D: 단 한 번도 생각해보지 않았다. 항상 네 사람이 아닌, 그들의 존재조차 모르는 시청자들에게 더 집중했다. 어린 세대 말이다. 키키 카마레나 사건이 있었을 때 나는 여섯 살이었다. 악몽 같은 시절이 시작되었던 90년대에 나도 있었다. 폭력으로 물들었던 시대를 살았기 때문에 오늘날의 멕시코까지 온 과정을 어느 정도 파악하고 있다. 그러나 지금 멕시코에서 사는 젊은 세대는 상황이 이지경까지 온 배경을 알지 못하고 이해하지 못한다. [나르코스: 멕시코]는 그들을 위해 만들었다.

 

 

V: 멕시코에서 반응이 어땠으면 하나?

 

D: 우리가 가장 필요로 하는 것, 많은 ‘이야기’가 오고 갈 것이다. 우리 멕시코인들은 그동안 우리가 얼마나 상황을 방치했는지, 혹은 살만한 나라로 변하려면 얼마나 많은 노력을 들여야 하는지를 논의해야만 한다. 솔직히 말하면 멕시코 밖의 반응에 관심이 더 많다. 우리는 이런 식의 폭력을 매일같이 경험한다. 전 세계인들이 [나르코스: 멕시코]를 보고 현재 멕시코가 가진 문제와 다른 곳에서 힘겹게 살아가는 이들의 어려움을 함께 고민해주길 바란다. 물론 엔터테인먼트일 뿐이다. 그러나 최근 많은 이들이 단순한 즐거움 이외에 생각할 거리를 주고 토론을 이끄는 도전적인 엔터테인먼트를 찾고 있는 추세다.

 

 

V: 사명감이 남다르다.

 

D: 그렇다. 월요일에 돌아가기 때문이다. 각종 행사와 투어가 끝나면 멕시코로 돌아간다. 나와 가족, 그리고 아이들이 지내는 곳이다. 지금 당장 변화가 필요한 이 곳에서 난 매일 밤 잠을 청하고, 매일 눈을 뜨고 아침을 맞이한다.

 

 

 

This article originally appeared on Vulture: Diego Luna on Narcos: Mexico and Playing a Notorious Drug Lor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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